귀신 잡는 사냥꾼 높새바람 57
류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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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은 세게 들어오는데, 읽고 나면 마음에 남는 건 다른 쪽이다

귀신 + 사냥꾼 + 조선 후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모험과 긴장감이 단번에 떠오르는 조합이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이 책은 단지 으스스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재미있게 읽히는데도 읽고 나면 이상하게 사람과 시대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소년 이연의 모험은 생각보다 더 깊은 곳으로 간다

양반집 아이 이연이 호랑이 사냥꾼을 꿈꾸며 길을 떠난다.
그 출발부터 이미 이 이야기에는 균열이 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대신 자기 마음이 가리키는 쪽으로 걸어가겠다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포수 막개와 함께 길 위를 지나며 만나게 되는 창귀와 어둑시니는 그저 무서운 존재는 아니다.
이야기 바깥의 사회와 사람들의 얼굴을 은근히 비추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동화이면서 판타지고, 판타지 같다가도 결국 현실을 닮아 있다.

아이들 책이라고 가볍게 보지 말 것

호랑이와 귀신, 사냥이라는 소재 덕분에 이야기의 속도는 살아 있다.
덕분에 초등 고학년이나 청소년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안쪽에는 신분을 넘어서는 우정, 개인의 복수가 사회를 향한 책임감으로 바뀌는 흐름,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조용히 깔려 있다.
재미와 의미 중 어느 한쪽만 잡지 않고 둘을 함께 끌고 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읽어도 분명 재밌어할 책인데,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 많은 장면이 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결국 ... 용기보다 방향

무섭지 않아서 좋은 책이 아니라 무서움을 지나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 줘서 좋은 책이었다.
한국형 판타지, 역사동화, 성장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반가울 책이다.
읽는 동안은 모험담처럼 빠르게 넘어가는데 덮고 나서는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생각할 자리를 주는 동화.
이런 책은 오래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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