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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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것이다.
“이건 슬픈 이야기인데,
왜 자꾸 웃게 되지?”
그리고 웃다가 문득 멈춘다.
가슴 어딘가가 비는 느낌이 들어서.

이 묘한 감정의 리듬이
이 책을 단번에 특별하게 만든다.

미국으로 떠난 17세 소년
이야기는 17세 요아힘이
미국 교환학생으로 떠나면서 시작된다.

독일에서의 익숙하고 보호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언어, 낯선 문화, 낯선 가정에 들어가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미국 가정.
하지만 묘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흐른다.
요아힘은 그 집의 일원이 되려 애쓰지만
어딘가 계속 ‘손님’처럼 남아 있다.

읽다 보면 느껴진다.
이 아이는
처음으로 ‘이방인’이 되어보는 중이구나.

그리고, 독일에서 날아온 소식
그러던 중, 독일에서 한 소식이 전해진다.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 장면 이후로
책의 공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낯선 나라에서,
타인의 가족 속에서,
자기 가족을 잃은 소년.

‘집’이라는 개념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슬픔을 표현하지 못하는 방식
놀라운 건 여기서부터다.

요아힘은 울부짖지 않는다.
감정을 길게 토로하지도 않는다.
대신 관찰한다.
기록한다.

그리고 묘하게 웃긴 문장으로 상황을 풀어낸다.
읽는 사람은 웃다가 깨닫는다.

아, 이 아이가
이 방식으로 버티고 있구나.
그래서 더 먹먹해진다.

타인의 세계에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
이 책은 성장소설이지만,
학교나 친구 이야기가 중심이 아니다.

‘타인의 세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중심이다.

멀리 떠났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 삶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상실이 그걸 더 빠르게 만들었을 뿐이다.

왜 이 책이 특별한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죽음에 머물지 않는다.

상실을 말하지만,
상실에 잠기지 않는다.

유머와 비극이
같은 문장 안에 동시에 들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가 더 길다.

이 책의 추천 이유
상실을 다루는 책은 많다.
하지만 상실을 이렇게 ‘담담하고 유머 있게’
풀어내는 책은 드물다.

소년이 어른이 되는 순간을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깊게
보여주는 책도 드물다.

웃다가, 멈칫하고,
책을 덮고 나서 한참 생각하게 되는 소설.


작가의 유년과 이 작품이 닮아 있는 이유
이런 작품을 접하게 되면,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작가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알아봤다.

요아힘 마이어호프는 어린 시절을
어린이·청소년 정신병원 안에서 보냈다.
아버지가 그 병원의 원장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낯선 사람을 관찰하는 일’은 일상이었고,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가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도
그는 슬픔을 길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주변을 묘사하고, 사람을 관찰하고,
어색한 장면을 유머로 풀어낸다.

그의 유년 시절이 만들어낸 이 독특한 시선이,
상실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이렇게 담담하고도 특별하게 풀어낼 수 있게 만든다.

이 배경을 알고 나면,
왜 이 책이 이렇게 ‘웃기면서도 먹먹한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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