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와 난민 소년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5
이상미 지음 / 사유와공감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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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소년문학에서 중요한 건, 


정답을 말하는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 나이의 감정’을 그대로 살려주는 감각인데, 


이 작품은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세상을 쉽게 재단하지 않고, 


주인공이 스스로 자기 자리를 찾아가게 만든다. 


읽고 나면 “나도 누군가를 너무 빨리 판단했나?” 하고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요즘 아이들 이야기라서"]


요즘 아이들 학교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 단어가 있다. 


“쟤는 좀 달라.”


초6 딸아이도 친구들 이야기하다가 


가끔 그런 표현을 쓴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뜨끔한다. 


어른인 나도 ‘다름’을 만나면 


마음속에서 계산기를 먼저 두드릴 때가 있으니까.



길가메시와 난민소년. 


고대 서사시 ‘길가메시’가 떠오르는 동시에, 


현실의 난민 소년이 떠오른다. 


가볍게 끝낼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거인”이라는 별명이 


한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이 책은 난민 소년이 한국 학교에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긴장감을 다룬다.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하는 마음과 


‘불편하다’고 느끼는 마음이 


한 교실 안에서 동시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가장 먼저 다치기 쉬운 건, 


늘 말이 적은 아이들이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주인공에게 붙는 별명 같은 것들이다. 


별명은 장난처럼 보이지만, 


어떤 별명은 사람을 사라지게 만든다. 


“너는 너”가 아니라 “너는 그 별명”이 되어버리니까.



길가메시와난민소년은 


그 과정을 감정적으로만 몰아가지 않는다. 


오해가 생기는 구조, 소문이 커지는 속도, 


누군가가 침묵할 때 벌어지는 일들을 차근히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가 더 불편해진다. 



["어른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어른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애들은 금방 친해져.”


그 말을 믿고 싶지만, 


사실 현실은 반대일 때가 많다. 



애들은 금방 친해지기도 하지만, 


금방 선을 긋기도 한다.


어른이 “금방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지금 아픈 내 마음’이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니 이건 농담처럼 들리지만 결론은 진지하다. 


“금방”이라는 말, 조심해서 써야 한다.



정답이 아니라 


‘시선’을 바꾸는 이야기


청소년소설이 좋은 이유는, 


교훈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긴다는 데 있다.



길가메시와난민소년도 그렇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지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는 그 안에서 자기 모습을 하나씩 발견한다.



나는 특히 “연대”라는 단어가 


쉽게 소비되는 시대라고 느낀다. 


연대는 멋진 말인데, 실전에서는 되게 어렵다. 


내 손해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뒤로 물러서게 된다.



이 책은 연대를 영웅담처럼 포장하지 않는다. 


서툴고, 늦고, 때로는 실수하면서도 


결국 손을 내미는 과정이 나온다. 


그게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다. 


청소년문학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거다.



[내 딸에게도, 나에게도 남은 문장]


책을 덮고 나서 딸아이에게 슬쩍 물어봤다.


“학교에 새로 온 친구가 좀 다르면, 


너는 어떻게 할 것 같아?”


딸아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일단 말은 걸어봐야지.. 


근데 다른 애들 분위기도 봐야지…”


라고 했다.



나는 그 솔직함이 좋았다. 


“나는 무조건 착할 거야”라는 말보다, 


“분위기라는 게 실제로 존재한다”는게 


더 진짜니까.



[이 책의 추천 이유]


길가메시와 난민소년은 청소년소설이면서도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아프고, 충분히 배운다.



학교 현장, 가정, 사회 어디에서든 


‘다름’은 계속 나타난다. 


이 책은 그 다름을 두려움으로만 보지 않고, 


관계의 문제로 보여준다.



청소년소설을 찾는다면, 


청소년문학의 결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요즘 아이들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무겁게만 남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바꿔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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