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는 없어 꿈꾸는돌 45
김지현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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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자는 없어

요즘 청소년들은 왜 '여기'를 벗어나고 싶어할까?


요즘 ‘없다’는 말이 너무 쉽게 쓰여서

요즘 포털을 보면

사라진 것, 끝난 것, 없어졌다는 말이 유난히 많다.

사람도, 관계도, 지역도, 기회도

어느새 “없는 것”으로 정리된다.

『유자는 없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 역시 그 단정적인 문장이 먼저 걸렸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이 말은 누군가를 지워버리는 선언이라기보다,

스스로를 정리하려는 마음에 더 가까운 문장처럼 느껴졌다.

유자는 사라진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흔들리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거제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지안,

그리고 그녀의 별명 ‘유자’다.

중요한 건,

이 소설에 실종 사건은 없다는 점이다.

큰 사고로 이야기를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대신 인물들 사이의 대화와 관계가

예상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서서히 마주하게 되는 감정들이 있다.

“여기서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다들 떠난다는데, 나는 왜 이 자리에 남아 있을까?”

이 질문들이 반복되며

이야기는 조용히 안쪽으로 파고든다.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유자는 없어』가 인상적인 건

주인공의 불안을 쉽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안은 공황 증상을 겪는다.

대중교통, 낯선 공간, 갑작스러운 상황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한다.

이건 단순한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상태가 너무 쉽게

“그래도 참고 가야지”라는 말로 정리된다.

이 소설은 그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태가

얼마나 사람을 고립시키는지를

과장 없이 보여준다.

영화 모임, 채팅방,

그리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

책 속에서 지안은

비대면 영화 모임에 참여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화면 너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만든다.

이 장면들이 요즘 더 와 닿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의 청소년, 지금의 청년,

그리고 지금의 어른들까지

관계의 상당 부분을

물리적 공간이 아닌 온라인에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온라인 관계를 가볍게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이

지안에게는 숨을 고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지역과 공간, 몸의 한계 속에서도

사람은 결국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지방’이라는 배경이

그냥 배경이 아닌 이유

『유자는 없어』의 거제는

관광지가 아니다.

탈출을 위한 장치도 아니다.

이곳은

머물러야 할 이유와

떠나고 싶은 이유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소다.

요즘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트렌드처럼 소비되지만,

이 소설은 그 단어를 쓰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떠나지 않는 선택은 실패일까?”

“남아 있는 사람은 뒤처진 걸까?”

이 질문이

이 책을 청소년 소설에만 머물지 않게 하고,

지금 시대의 이야기로 만든다.

이 소설은 해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더 진짜 같다

『유자는 없어』는

지안이 결국 떠났는지,

남았는지,

어디로 갔는지를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회피가 아니다.

현실도 그렇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떠나지도, 완전히 머물지도 못한 채

중간 어딘가에서 하루를 버틴다.

이 소설은

그 중간 상태의 감정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요즘 청소년과 청년의 불안을

과장 없이 다룬 소설이다.

트렌드를 얹었지만

트렌드에 기대지 않고,

이야기로 설득한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 생각이 길어진다.

이제 청소년으로 접어드는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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