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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로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86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조은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5월
평점 :
[책과 콩나무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쓴 서평입니다. ]

책 샤일로는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는 비글이
꼬리를 마구 흔들고 있는 표지를 보자마자,
우리 집 딸들이 분명 좋아할 것 같다는
단순한 마음에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어린이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뉴베리상 대상까지 수상한 작품답게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아주 오래전’이야기 라는 걸 단번에 느낄 수 있었던 건,
토끼를 직접 사냥해 저녁 식탁에 올리고,
주인공 마티가 토끼고기에서
총알을 찾는 장면이 나오는 데다가,
11살 생일 선물로 엽총을 받고
사냥 연습을 한다는 설정 때문이었다.
먹고 살기 참 힘들던 시기의 이야기라는 게 확 와 닿았다.
마티는 우연히 한 마리 비글과 마주치게 되고,
그 강아지에게 ‘샤일로’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강아지는
마을에서 악명 높은 사냥꾼
저드 아저씨의 사냥개였고,
마티는 샤일로를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샤일로를 제대로 껴안아 주었다.
야윈 몸을 꼬옥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고 귀도 어루만져 주었다.”
P42
이 대목에서 마티가 샤일로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마음 깊이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저드 아저씨가 샤일로를 찾아 마티의 집까지 오게 된다.
이 장면에서는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려서,
책을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었다.
그 순간은 넘겼지만,
이대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 거라는 걸,
나도, 마티도 알고 있었다.
샤일로를 지키고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티의 모습은,
엄마의 눈으로 바라볼 때
안타깝고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점점 커져가는 샤일로를 향한 애정만큼이나
마티의 하얀 거짓말도 늘어가고,
엄마, 아빠, 친한 친구와의 관계에도 비밀이 생긴다.
결국 그 무게는 고스란히 마티 혼자 감당해야 했다.
과연 마티는 샤일로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주인이 있는 개를
몰래 데려온 거나 다름없지만,
매 맞고 굶으며 살아온 샤일로를
다시 돌려보내는 게 옳은 일일까?
책을 다 읽고 난 뒤,
딸 에블린과 함께 독후 활동을 하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드 아저씨가 무섭기 때문에 샤일로를 보내야 한다는
현실주의자 내 딸의 반응이 너무 귀여웠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보는 모습도 대견했다.

샤일로는 단순히 강아지를 지키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옳고 그름 사이에서 고민하고,
양심과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장해 나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용기,
그리고 진실을 마주할 때의 두려움까지..
책이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깊다.
어린이 문학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
아이와 함께 읽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참 고마운 책
샤일로 리뷰를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