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 친절한 금리수업 - 경제와 금융이 손에 잡히는
조경엽.노영우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7월
평점 :
<세상 친절한 금리수업>은 메인카피처럼 “경제와 금융이 손에 잡히는” 책으로 적극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그저 경제 상식을 하나 더 늘린다는 차원이 아니라 실생활에 꼭 필요한 지식을 제공합니다. 저자분들이 에필로그에서도 지적했지만, 많은 사람이 돈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이 많기를 바라면서도 돈에 무관심한 척하고 경제 상식을 쌓을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쩌면 그런 부류였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분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는 고금리, 고환율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8월 기준 한국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3.50%으로 매우 높은 편이죠.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이 넘었습니다. 경제를 좀 아시는 분들은 이 수치만 보고도 뭔가 위기의식을 느낄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이 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금리와 채권, 환율이 실타래처럼 얽혀 우리의 경제생활에 변동을 준다는 것은 다 알지요? 구체적으로 왜 그렇게 되는지 저는 잘 몰랐습니다. 이 책은 쉽게 그것을 설명해줍니다. 그래서 1998년 IMF 경제위기도 이해가 되고 2022년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도 이해가 됩니다. IMF 외환위기는 금리자유화가 시행되면서 사채 금리가 20%까지 치솟으면서 벌어진 일리고, 강원도 레고랜드 때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로 보증을 선 강원도가 빚을 갚지 못해 벌어진 일입니다. 2023년 3월 미국 SVB 은행 파산은 조금 다른데,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져 평가 손실을 입은 은행 측이 자산을 늘리려고 대규모 자본 확충을 시도했는데 그게 예금자들의 불안을 증폭시키면서 뱅크런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러면 예금자들은 불안해하고 예금 인출에 나서게 됩니다. 금리와 채권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책이 잘 안내해주는 것 같습니다.
금리와 환율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일단 환율이 오르면 주식시장에서 주가 변동이 없는데도 외국인투자자는 손해를 봅니다. 환율이 1,100원일 때 1만 달러를 바꿔 1,100만 원어치 주식을 산 사람은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달러로 바꿀 때 9,167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의 징후를 알려주는 환율이 1,200원이라고 합니다. 1990년부터 2023년 2월까지 월평균 환율이 1,200원 넘었던 적은 전체 396개월 중 74개월에 불과했습니다. 1997~1998년 외환위기 때, 닷컴버블이 붕괴되고 신용불량자가 증가했던 2000년 1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코로나 여파로 경제 충격이었던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가 1,200원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환율은 1,200원이 넘었고, 현재 1,300원이 넘은 것이죠.
금리는 주식시장도 흔듭니다. 금리 상승기엔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금리 하락기엔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기업의 순이익은 금리가 내려가면 올라가고 금리가 오르면 내려가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EPS, PER, DCF 등 모든 평가지표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금리 상승에 더 불리한 주식 종목도 이런 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약해서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기업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가지게 되니 기업활동이 위축되겠죠.
월급생활자도 금리에 따라 자산에 영향을 받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월급을 받아도 월급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월급 500만 원은 금리 1%일 때 50억 원을 맡겨두어야 하는 받을 이자금액인데, 금리 5%일 때는 10억 원을 맡겨두면 받게 되는 이자이기 때문입니다.
주급을 받는 곳도 더러 있다는데 월급보다 주급이 나을까요?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그렇습니다. 시급, 일급도 같은 논리로 더 낫습니다. 이 외에 급전이 필요할 때 가장 유리한 방법, 휴대전화 구입법, 커피 선불충전금 등 금리가 일상생활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책은 말해줍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금리, 채권, 환율은 말만 들어도 따분한 나 같은 경제 문외한이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밌는 이야기로 금리의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뒷부분의 다소 전문적인 내용도 거부감 없이 쉽게 읽혔습니다.
물론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내용을 완전히 소화해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같은 경제 초보자라면 책꽂이에 꽂아두고 궁금한 것을 찾아보기엔 참 좋은 책 같습니다. 청소년기 자녀들이 있다면 부모가 선물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