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것, 타인은 항상 내 상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채로운존재라는 사실을 나는 엄마를 통해 배웠다. 그렇게 엄마가 길러준 이해의 시선이 이후에 내가 엄마를 옹호할 토대가 되었을지 엄마는알았을까?
이성복 시인은 "모든 미친 것들에게, 미치지 않으면 안 될 사면 하나씩 찾아주는게 시"라고 했다. 나는 그 사연 하나를 덧붙이고 싶어서 쉽게 미쳤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사실을 말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자신의 삶을 고구마 줄기 캐듯이리저리 뽑아내는 최현숙 선생님처럼, 선생님이 만난 노인들, 내가 만난 엄마, 그리고 나처럼, 사람은 누구나 끝없이 이어져나오는 고구마줄기만큼의 이야기보따리를 안고 각자의 이유로나름의 선택을 하며 산다.
내 이야기를 쓰려고 앉았는데,만약 누군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면 그 사람의 사연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럴 땐, 의미가 무엇이든 그 사람과 긴밀하게연결되어 있는 내 존재를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혐오시대‘라는 말에 실감하며 세상에 진저리쳐질 때면 나는 글을 읽는다. 타인의 존재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다시 내 몫의 옹호를 쓴다. 엄마가 알려준 옹호의 쓰기다. - 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