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코스를 밟으며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함을, 시도와 도전이 더 값진 것임을 깨달았다. 각자가 가진 다양성과 주관성이 예술작업의 가장 기본 토양임을 말이다. 그간해왔던 작업을 돌아보았다. 생각해보면 나의 작업에는 늘 질문이 존재했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라는 영화를 만들자‘가목표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농인의 세상과 청인의 세상을 이을 수 있을까?‘ ‘청인에게 어떻게 반짝이는 세상을 소개하고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환영하고 환대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이 기획의도이자 연구 질문이었다. 단순히 영화를 기획해 제작하고 상영하고 개봉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나는 영화를 도구 삼아 농사회와 청사회를 잇기 위한 시도를했다. - P245
이 연구 중심 석사 과정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몸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성과 중심 사회에서 자라고 훈련받은 나는 결과물만을 공유하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완성된 영화를 보여주고 관객을 만나고, 완성된 책을보여주고 독자를 만나 북토크를 하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의와 강연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 완성된 결과물 형태의 예술작업을 보고 읽고 들으며 몇 가지 코멘트를 한 후 다음 제작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기존 작업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연구 과정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성과 중심 사회에서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시도와 도전,경험이라고 말한다. 각자의 연구 질문을 공유하고 질문하고시도하고 피드백함으로서 새로운 시각과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는 낯선 명제와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통한 예술적 연구 과정은 어떤 놀랍고 새로운 방식의 연구 방법론이 아니라 예술작업을 대하는 예술가 각자의 태도와 자세라고 할 수 있다. - P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