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 2019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2019 전주 올해의 책 선정도서 날개달린 그림책방 20
허은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여유당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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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서지사항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 허은미 글, 김진화 그림. - 여유당, 2018.

1책. : 삽화 ; 31cm.

ISBN 978-89-92351-63-8 : 13000

 

한 아이가 학교에서 우리 가족에 대한 동시 짓기를 했다. 아빠는 재미있는 얘기를 잘해줘서 좋고 동생은 가끔 맛있는 걸 나눠 줘서 좋고, 순덕이(고양이)는 까끌까끌한 혀로 나를 핥아줘서 좋은데 엄마는 왜 좋은지 모르겠단다. 세상 엄마들이 들으면 무지하게 섭섭하고 괘씸해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의아하다. 도대체 이 엄마는 어떤 사람이길래 아이가 엄마는 왜 좋은지 모르겠다는 걸까.

 

이 집의 주요 구성원과 특징은 이렇다.

아빠

재밌는 농담을 잘하고 엄마가 왜 좋냐는 질문에 “튼튼해서 좋아”라고 답하는 사람이다. 결혼 전 숲에서 길을 잃었는데 엄마가 구해준 적이 있다. 근데 이 아빠 철이 좀 없어 보인다. 아이한테 엄마가 불곰이라는 둥 그게 어디 사람이 낼 소리냐는 둥 이상한 소리만 해댄다.

엄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아침마다 집안을 들었다 놨다 하는 “불곰”이다. 하지만 고운 외모에 웃기도 잘 웃던 예쁜 젊은 시절이 있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으며 불곰으로 변하지만 ‘크아앙’ 외침 속에 ‘피곤해’라는 말을 숨기고 있다.

아이

엄마가 왜 좋은지 고민하는 사춘기(?) 소녀이다. 학교에서 동시 짓기를 하다 고민에 빠져 아빠에게 물어보았으나 뚜렷한 대답을 듣지 못한다. 어느 날 외할머니가 꺼내준 사진첩에서 엄마의 아기 적, 처녀 적 사진을 보고 생각에 잠기게 되며 ‘엄마는 아빠를 구해주고 나를 낳아 줘서 좋다. 참 좋다’라는 동시를 완성하게 된다.

 

아이가 엄마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결정적 계기는 외할머니 댁에서 본 사진첩이다. 사진첩 속 엄마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서 아이의 손이 인상적이다. 그림이 손의 떨림을 표현한 듯해서 아이의 심정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그림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색감이다. 책 전체에 흐르는 색감은 초록색이다. 장면 장면에 초록색이 하나씩 나온다. 초록은 끝으로 갈수록 노란빛으로 변한다. 마치 가족 간의 화해, 불곰 같은 엄마를 이해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따뜻한 노란색으로 표현한 것처럼.

 

 

엄마들은 너무 바쁘고 역할이 너무 많다. 엄마, 아내, 며느리, 사회인, 그리고 엄마 자신. 엄마들이 불곰으로 변할 때는 엄마가 지금 피곤하지는 않은지 힘든 일은 없는지 먼저 살펴주기 바란다. 엄마도 처음부터 불곰은 아니었단다. 얘들아.....

 

 

책을 다 읽고 난 후 한가지 든 의문은 제목에 있다. 왜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일까. 아빠는 어디로 갔다는 것일까.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 책은 <진정한 일곱 살>(만만한 책방, 2017), <너무너무 공주>(만만한 책방, 2018) 등을 쓴 글 작가 허은미와 그림 작가 김진화의 <백만 년 동안 절대 말 안 해>(웅진주니어, 2011)에 이은 두 번째 작업으로 2018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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