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거미 뚝딱뚝딱 우리책 6
강경수 지음 / 그림책공작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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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거미의 눈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거미의 눈은 다른 곤충들과 달리 홑눈입니다. 게다가 머리와 가슴이 일체형으로 목이 없어 머리를 돌려 주변을 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눈의 개수와 배열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거미 대부분은 눈이 8개이고 모든 방향을 응시하며 두 줄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갑자기 웬 거미의 눈 타령이냐고요? <배고픈 거미>(강경수/그림책공작소,2017)의 표지에서 본 거미의 눈이 왜 3개일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거미의 눈은 앞눈줄과 뒷눈줄이 있어서 정면에서 보면 4개로 보여야 할 것 같은데 왜 3개일까요? 나중에 작가님을 만나면 한번 여쭤봐야겠습니다.

 

  깊은 숲에 사는 무시무시한 거미는 거미줄을 쳐놓고 낮잠을 자러 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파리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리죠. 이어서 사마귀, 개구리, 구렁이, 올빼미, 호랑이까지 이 거미줄에 걸려버립니다. 도대체 거미줄이 얼마나 크기에 동물의 왕이라는 호랑이까지 걸려버린 걸까요? (차례차례 거미줄에 걸린 동물들은 다른 동물을 도와주려 다가왔을까요, 잡아먹으려고 다가왔을까요?) 이렇게 커다란 거미줄을 친 거미는 또 얼마나 거대할까요? 정말 무시무시한 거미가 맞긴 한가 봅니다. 거미줄에 걸린 동물들도 공포에 떨기 시작합니다. 파리가 먼저 소리칩니다. “우린 이제 끝난 목숨이야. 배고픈 거미가 우리를 몽땅 먹어 치울 테니까!” 이 한마디에 거미를 본 적 없는 동물들이 모두 겁에 질려버립니다. 우리는 모두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드디어 두둥! 거미가 등장합니다. 누가 내 거미줄에 걸렸을까 궁금해 하면서요. ! 하고 나타난 거미는 과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자기가 친 거미줄에 구렁이, 올빼미, 호랑이까지 걸려들 줄 상상이나 하고 있었을까요? 아무리 무시무시한 거미라도 겁이 나지 않았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 거미 배짱이 아주 좋습니다.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이 커다란 동물들에게 선심까지 쓰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 아주 커다란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당황하거나 무서운 상황에 처하면 눈빛이 흔들리지요? 동물들을 위협할 때 거미의 눈을 자세히 보면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씨 좋은(?) 거미 덕분에 풀려나게 된 동물들.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쳐 버립니다. 그런데 무시무시한 거미의 모습이 좀 이상하군요. 또 하나의 반전입니다.

 

  모두 도망치는 와중에 한 동물은 거미에게 다시 잡히고 맙니다. 과연 이 동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것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생기는 오해이지요. “어쩌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우리가 거미줄에 걸린 건 아닐까요?”라는 뒤표지 작가의 말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거미에게 잡힌 동물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는 힌트도 뒤표지에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강경수 작가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201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논픽션 부문 라가치상 우수상을 받았으며 <나의 엄마>,<나의 아버지>,<X100>등을 쓰고 그렸습니다. 최근작으로 <꽃을 선물할게>(창비,2018)가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이게 다일까?> (이슈트반 바녀이 / 문학동네어린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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