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멈춰 서게 되었다.눈물이 나기보다는 마음이 조용히 무거워졌다.이 책은 설명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대신 그동안 잘 들리지 않았던 아이와 부모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려준다.“왜 아무도 더 일찍 알려주지 않았을까”“우리 아이는 학교 안에서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이 문장들은 누군가의 특별한 사연이 아니라, 반복되어 온 일상처럼 느껴진다.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엄마, 나 취업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순간이다.아직 너무 어린 나이에 자신의 미래를 걱정해야 했던 아이,그리고 그 질문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부모의 마음이 깊게 전해진다.이 책은 아이의 느림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문제는 그 속도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구조라는 점을 차분히 드러낸다.특수교육과 일반교육 사이, 지원과 비지원 사이에서아이와 가족이 어떻게 고립되는지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이 책은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대신 우리가 무엇을 너무 쉽게 지나쳐 왔는지 묻는다.그래서 이 책은 느린 아이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동시에 우리 사회가 ‘속도’만을 기준으로 삼아온 방식에 대한 질문이다.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책이다.읽고 나면 아이를,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