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볼트로도 충분히 짜릿한
이현준 지음 / 말그릇 / 2026년 8월
평점 :
솔직히 초능력 소설이라길래 처음엔 능력 배틀 같은 걸 예상했다.
근데 읽고 나니까 기억에 남은 건 연애랑 자존감 쪽이었다.
윤아는 초능력이 있는데 최대 20볼트다.
언니는 번개를 부리는 유명한 히어로고.
이 정도면 비교 안 하려고 해도 비교하게 될 것 같다. 내가 가진 건 별거 아닌 것 같고, 굳이 남한테 보여주기도 싫을 듯하다.
그런데 소년은 윤아가 창피해하는 그 능력을 신기해한다. 대단하다고도 해준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좋았다.
연애할 때도 내가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던 걸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좋아해주면 묘하게 마음이 풀릴 때가 있다. 갑자기 자신감이 넘치는 건 아닌데, 적어도 전처럼 싫어하지는 않게 되는 느낌.
윤아도 비슷해 보였다.
소년이 윤아를 구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윤아가 스스로를 조금 덜 미워하게 되는 이야기.
판타지 설정은 재밌고 로맨스는 풋풋하다. 그런데 결국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내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습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특별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