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집으로
새라 하우든 지음, 에리커 로드리게스 머디너 그림, 이승숙 옮김 / 한림출판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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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어둡고 슬픈그럼에도 밝은 빛이 있는 그림책에 도전해 보려 한다먼저 이 그림책은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조금은 잔잔한 분위기에서 읽어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아이들이 쉽고 명확하게 캐취할 수 있다아이가 처음 책을 한번 읽은 후에는 어떤 내용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두 번째로 내가 나직하게 읽어 준 후에야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왜 나쁜 일이 생겼어왜 엄마랑 둘이 살아왜 땅속을 갔어엄마가 왜 오빠같이 생겼어등등

나쁜 일이 생겨서 엄마랑 둘이 살게 된 아이는 엄마와 이모들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로 깊은 땅속으로 더 깊이 더 깊이 숨으려 한다땅속에서 깊숙이 들어갔음에도 결국 나온 곳은 내 집 앞마당그리고 환하게 켜진 내방 불빛과 달처럼 빛나는 엄마의 환한 얼굴이다아이는 방황 끝에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엄마 옆나의 집이란 걸 깨닫게 된다.

책 표지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환한 햇살이 희망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어둡지만 아늑하던 아이의 방은 이제 밝게 빛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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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고무신 즐거운 그림책 여행 17
김미옥 지음, 신소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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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고무신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 동화책이다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내미를 위해 준비한 책이고 초등 1학년 교과가 연계된 그림책이라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우칠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첫 페이지는 시골 5일장의 풍경이 나타난다요새는 맘먹고 오일장을 찾아가지 않으면 정겨운 시골장의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책으로나마 5일장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아이에게 좋은 설명과 간접체험의 기회가 되었다.

엄마와 5일장을 구경하며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도 보고 사람들 북적이는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앞마당에 떨어지는 홍시는 시골 가을의 풍경을 알려주는 좋은 소재이고 이제는 고무신만 보아도 홍시생각이 날 것 같다평온했던 어린 시절과 고즈넉한 시골의 향기가 어느덧 추억으로 찾아온다.

  홍시를 팔아서 엄마께 고무신을 선물하겠다는 야무지고 예쁜 미옥이의 마음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잘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오랜만에 마음 편한 그림책 한 권을 만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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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죽었습니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42
범유진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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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범유진 작가의 다른 청소년 소설을 읽고 사회적인 비판이나 공감대가 좋아서 이번에 나온 신작을 읽어보게 되었다친구가 죽었습니다는 학교폭력으로 죽음까지 이르게 된 친구를 자살로 몰아가는 학교와 사회에 맞서 사건을 파헤치려는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학교폭력이 최근 년 전부터 미투 운동으로 번지면서 그동안에 행각들이 발각이 되는 경우도 많아졌고 또 각종 sns에 덜미를 잡히며 뿌리가 근절되나 싶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학교폭력이 자행되고 있고 그 상처는 고스란히 피해자가 짊어진다학교폭력을 단순 피해자의 실수로 둔갑시키려는 학교와 가해자들의 뻔뻔한 태도를 보면서 아직도 우리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걸 느낀다.

 

보름이와 이재는 영매가 있는 강릉의 다닝이라는 곳에서 만나게 된다둘 중 한 사람이라도 오지 않으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는 구조였다이것은 남은 친구들즉 방관자였던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그들에게 남겨진 숙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프레임이다한 달을 함께 다닝에서 지내며 보름이와 이재는 사건의 모든 실마리를 풀었다이제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만 남았다하지만 책에는 정작 가해자들에 대한 결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읽는 내내 그 부분만 기다렸는데 말이다가해자를 벌하는 인과응보의 통쾌함보다는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중점을 둔 이야기로 이제부터 남아있는 우리가친구를 떠나보낸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스스로 결말을 내도록 하고 있다국회의원 아버지를 등에 업고 학교폭력을 일삼은 가해자를 남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벌을 주어야 할지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보니 통쾌함 반씁쓸함 반이다최근에 인기리에 방영했던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보면 아직도 권력은 정의보다 강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친구를 잃은 커다란 상실감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은 보름이와 이재그리고 자수라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간다모든 치유의 가능성을 자수라는 매개체를 사용함으로써 마음속의 구멍을 조금씩 조금씩 메운다그러면 그 메움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평온이라는 삶 속에 스며들게 된다.

아이들은 아픔과 성장을 반복하며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는다그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의 세계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성장통을 겪는 많은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고 학교폭력이 근절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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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잃어버린 말 푸른숲 새싹 도서관 37
샬럿 매닝 지음, 양병헌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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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이라는 동물이 주인공인데 아프리카 서남부 초원에 사는 야생마를 머스탱이라고 한다는 책의 주석을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네이밍이다평화롭게 살던 머스탱 무리는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나게 크고 빨간 회오리새 때문에 초원에서 쫓기게 된다여기에 등장하는 회오리새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를 말한다그 과정에서 머스탱 무리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주인공 머스탱도 엄마를 잃고 계곡으로 떨어지게 되지만 북극성을 향해 가라는 엄마의 말은 잊지 않았다머스탱은 늑대에게 쫓기고 힘겨운 사막을 지나 인간이 사는 마을에 도착하지만 그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안다새로운 곳에 안착하면 또다시 생태계의 파괴는 이어지고 동물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또 다른 여정을 떠나야 한다.

  개발에 밀려 또 달아나게 된 머스탱은 엄마가 기다리겠다던 북극성을 찾아서 떠나게 된다과연 책에서 말하는 북극성은 안전지대를 말하는 걸까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만난 엄마과연 그들은 그곳에서 평생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이 지구에 머스탱들이 찾는 안전지대가 있기는 한 걸까.

인간의 무자비한 개발과 생태계의 파괴로 동물들이 살 곳은 점점 줄어든다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야말로 환상의 지대는 이 지구에 결코 없는 걸지도 모른다단지 희망할 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직은 독서와 독후활동에 서툰아이지만 책을 읽고 아이는 인간이 나쁘다고 말했다단편적인 부부만 느끼게하고 싶지는 않아서 동물보호단체와 환경지킴에 앞장서는 사람들도 지구에 아주 많다는 걸 알려주었다자연과 개발참 어려운 문제지만 항상 잊지 말아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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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 탐 청소년 문학 31
범유진 지음 / 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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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학생이 된 딸아이가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느낌이 온 책이다이 책은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낸 사회의 굴레에서 청소년 스스로가 그릇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책에는 3명의 등장인물이 있고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서연이는 언니보다 못난 동생승형이는 뚱뚱하고 못생겨서 가면을 쓰고 타인의 얼굴 평가를 하는 유튜버그리고 채린이는 아이돌 연습생이었으나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고등학생이다각각의 이야기는 하나의 조각이 아닌 틀이 있는 전체의 이야기이다.


하루에도 몇 개씩의 스팸문자와 전화가 오는 스마트폰에 마침 정말 필요했던 앱이 눈에 보인다면 십중팔구 허투루 삭제하진 않을 것이다다만 이 책과 같은 설치 전 사용약관이 명시되어 있다면 약간은 망설임 혹은 설치 취소 등의 행동요령은 보이겠으나 요새 약관을 살펴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걸 감안한다면 이딴 식의 스팸문자의 성공 확률은 더욱더 높아지겠지나를 인기녀로 만들어주는 앱인데 이 앱을 과연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끝을 모르는 욕망과 그릇된 야욕에 나와 똑같은 I가 생성되고 더 많은 도플갱어들이 탄생한다면 과연 나란 존재의 의미가 있긴 할까나는 나로서의 존재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두 번째 이야기의 승형이도 또 다른 I가 나타났다하지만 엄마는 자신의 옆에 있는 승형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안다늘 방에 틀어박혀서 컴퓨터만 하는 뚱뚱한 아들이 아닌 말 잘 듣고 착한 I를 자신의 아이로 생각하면 살게 된다진짜가 아닌 줄 알면서도 가짜 아들을 선택했다는 부분에서 엄마로서 적잖이 충격이었지만 한편으로 너무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어른인 나는 어떤 카메라로 찍어도 늙음이 바탕에 있고 아무리 잘 나오거나 못 나와도 타인들은 나를 알아볼 수 있으며 내가 아무리 늙거나 못생겼다 할지라도 그 누구도 나를 비난하거나 욕하지 않는다지금의 난 타인의 시선이 아무렇지도 않지만 처음부터 아무렇지는 않았을 테고 아마도 세월의 축적이라는 긴 처방전에서 비롯된 너그러움과 무던해짐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한참 꽃 피는 청소년 시기에는 저런 마음가짐을 누릴 여유 따위 있을 리 만무하다사실 성장기인 자체로 너무 예쁠 시기인데 오직 저 시기에 본인들만 모르는 것도 어찌 보면 진리다코로나 시대가 끝나가고 있지만 아직 많은 청소년들이 마스크에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그것은 전염병에 대한 방어가 아닌 외모와 자신감에 대한 방어이다.


아이가 책을 읽고 재밌다고 이야기한다그러면서 본인은 이 정도까진 아니라고 이야기해 줌에 어느새 나는 또 안도한다나는 아이에게 항상 예쁘다고 말해주지만 아이는 늘 엄마는 너무 주관적이야.”라며 되받아친다분명 잘난 외모는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시대다.

개인과 사회로부터 축적되어버린 오랜 편견은 쉽게 바꿀 수는 없겠지만 외모는 수많은 것들 중 단 하나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아주 많이 향상되었으면 좋겠다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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