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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 인공지능(AI)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까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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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란 원래 불안과 혼란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만,

과학 4.0시대가 도래한 새로운 변화 앞에 두려움보다는 흥분된 기회를 엿본다.

과학은 학문이라기보다는 이제는 거대한 산업이기에,

미래를 내다 보는 만큼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과학은 우리의 삶과 밀착되고 우리의 삶을 영향력있게 지배할 것이다.

우리 미래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과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35가지 키워드로 미래를 설명하고 있지만,

크게 보자면, 모빌리티, 우주와 로봇 그리고 소재, 정보 통신, 생명공학, 기후 위기와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치열하게 각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일반인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압축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쉬운 책은 아니다.

나는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 산업과 같은 책들을 이미 여러 권 읽었기에, 이 책을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었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고 외면하는 것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변화에서 소외 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의 원리 부분은 건너 뛰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과학이 이렇게 놀라울만큼 발전했고, 과학이 산업과 어떻게 연결되며, 앞으로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관점을 유지하며 책을 읽는다면 유쾌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를 공부하고자 하는 큰녀석과,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은 막내 때문에 정보통신 분야를 특히 관심있게 읽었다. 이 책으로 과학을 이해하기 보다는 과학의 발달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관찰하며,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시킬지, 그리고 우리는 그 변화 앞에서 어떠한 생존 기술을 터득해야 하는지 생각하며 읽으면 좋을 것이다. 변화는 늘 생존 기술을 요구한다.

그렇기에 나는 변화 앞에 생존하고자 한다. 이미 내가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물결은 시작되었고, 그 물결 위에 올라타야 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은 변화에 촉수를 세우고 다가오는 미래를 관찰하기 위한 선지식으로 충분하다는 면에서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이공계 진로를 선택한 아들 덕분에 35가지 키워드는 아니더라도 5가지 분야를 관심있게 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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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5-23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과 출신, 특히 주식투자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네요.
 
움직임의 힘 - 운동은 어떻게 행복과 희망, 친밀감과 용기를 찾도록 돕는가
켈리 맥고니걸 지음, 박미경 옮김 / 안드로메디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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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더 큰 변화를 포용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나의 변화를 보았고 내 안에 싹

제목이 운동의 힘이 아니라 움직임의 힘이라는 것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움직임은 단어 안에 변화를 내포하고 있고, 움직임 속에서 더 큰 변화를 포용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나의 변화를 보았고 내 안에 싹트는 움틈을 느꼈다. 나는 움직였다. 나는 막 달리고 싶어졌다.

난 운동을, 아니 움직임 자체를 무척 싫어했다. 나의 모토가 '웬만하면 움직이지 말자'였다. 몸무게가 80kg이 넘어도 솔직히 개의치 않았다. 뭐~~ 나만 만족하면 그만이지. 뚱뚱하다는 것이 나를 움츠리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병에 걸렸다. 감기 한 번 안걸리던 내가 암이라니, 그것은 나의 생활 습관이 부른 병이었다. 3기 항암과 투병은 고난했고, 아직 나는 추적관찰 중이다. 발병한 지 만 4년이 넘었다.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나에게 걷기는 의무였지 즐거움이 아니었다. 그리고 차차 그것은 즐거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만약 건강을 담보하는 걷기의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는 운동을 버릴 의향이 있었다.

움직임의 효능과 과학적 매커니즘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아니다. 이상하게도 책을 읽으면서 나의 피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철인 3종 경기나 극한을 경험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전혀 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은 그들을 이해하게 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을 포용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좀 당황스러웠다. 왜 이토록 이 책은 나를 설레게 하는가? 왜 나는 달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는가? 1년 동안 몸무게 10kg을 빼지 못해 아들들에게 모질게 구박을 당하고 있음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나의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 책은 그러한 힘이 있다.

자신감이 용솟음쳤다. 몇 달 안에 10 kg 쯤이야 거뜬히 뺄 수 있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그리고 날씬한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솔직히 이 책의 약발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으나, 운동하는 나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런 나는 내 생의 처음이다.

제목이 주는 '울림이 있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읽기 전에 나에게 공명하지 않았다. 책을 덮는 순간, 내면의 울림과 공명했다. 시간이 멈췄다. 내 안의 움직임이 기분 좋았다. 왜 나와 공명하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나를 움직였다. 움직임을 통해 그 공명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 앞에 놓여 있는 과정에 설렘을 더한다. 몸의 움직임과 내면의 움직임과 공명하는 설렘을. 그리고 너를 만난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를 만난 것은 운명이다.


동을, 아니 움직임 자체를 무척 싫어했다. 나의 모토가 '웬만하면 움직이지 말자'였다. 몸무게가 80kg이 넘어도 솔직히 개의치 않았다. 뭐~~ 나만 만족하면 그만이지. 뚱뚱하다는 것이 나를 움츠리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병에 걸렸다. 감기 한 번 안걸리던 내가 암이라니, 그것은 나의 생활 습관이 부른 병이었다. 3기 항암과 투병은 고난했고, 아직 나는 추적관찰 중이다. 발병한 지 만 4년이 넘었다.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나에게 걷기는 의무였지 즐거움이 아니었다. 그리고 차차 그것은 즐거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만약 건강을 담보하는 걷기의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는 운동을 버릴 의향이 있었다.

움직임의 효능과 과학적 매커니즘이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아니다. 이상하게도 책을 읽으면서 나의 피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철인 3종 경기나 극한을 경험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전혀 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은 그들을 이해하게 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그들을 포용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좀 당황스러웠다. 왜 이토록 이 책은 나를 설레게 하는가? 왜 나는 달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는가? 1년 동안 몸무게 10kg을 빼지 못해 아들들에게 모질게 구박을 당하고 있음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나의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 책은 그러한 힘이 있다.

자신감이 용솟음쳤다. 몇 달 안에 10 kg 쯤이야 거뜬히 뺄 수 있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그리고 날씬한 나의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솔직히 이 책의 약발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으나, 운동하는 나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런 나는 내 생의 처음이다.

제목이 주는 '울림이 있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읽기 전에 나에게 공명하지 않았다. 책을 덮는 순간, 내면의 울림과 공명했다. 시간이 멈췄다. 내 안의 움직임이 기분 좋았다. 왜 나와 공명하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나를 움직였다. 움직임을 통해 그 공명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 앞에 놓여 있는 과정에 설렘을 더한다. 몸의 움직임과 내면의 움직임과 공명하는 설렘을. 그리고 너를 만난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를 만난 것은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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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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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결한 품성과 자존심을 지키고자하는 인간에게 운명은 가혹하고 슬프게도,

그런 인간을 선택이라는 책임감에 묶어놓고,

버틸 수 없을 때까지 내몰기도 한다는 것이다.

순자 또한 그랬고, 경희 또한 그랬다.

순자가 고한수의 아이를 갖고 그냥 현지처로 살기로 결심했다면, 노아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망가져버린 남편을 끝까지 봉양하는 경희곁에서 묵묵히 기다려온 김창호와 경희가 결혼을 결심했다면,

말년의 경희는 행복했을까?

두고두고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읽는 동안 자신을 반추하기 때문이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했을텐데,

왜 순자는 그토록 어려운 길을 선택했을까?

끊임없이 자문하고 비교한다.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이며,

삶에서 아름다운 신앙을 실천하는 새아버지 이삭 밑에서 노아 또한 가난하지만 집안의 품격에 걸맞은

투명한 영혼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생부의 존재는 그의 존재를 부정하게 만든다.

야쿠자의 더러운 피를 인정할 수 없었던 노아는 가족을 떠났고, 자신을 지웠다.

노아는 자식 넷을 버리고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을까?

노아는 고한수가 아니라 어머니 순자를 닮았다.

현지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받아준 이삭을 따라 일본으로 새 삶을 떠날만큼 결단력이 있고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현명한 여자였다.

그러한 결벽, 자신에 대한 결박은

순자에게도, 노아에게도, 경희에게도, 솔로몬의 연인 하나에게도 부정할 수 없었기에 내뿜는 거친 몸부림으로 온 몸에 생채기를 낼 뿐이었다.

물 흐르듯 그냥 흘러갔다면 생채기를 남겼을까?

투명한 영혼들은 얼룩을 투영할 수밖에 없는 숙명인걸까?

덕지덕지 얼룩투성이의 인간들은 투영할 수 없는 것들로 자신을 보호하기에 상처없는 배부른 영혼으로 안락을 누리는데...

한없이 살아가는 것이 부끄러운 영혼들은

이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프다.

윤동주의 그 나날처럼

이 생에서 영혼을 살찌우지 않는 배부른 돼지들은

다음 생에서 꼭 대가를 치루기를 기도한다.

이삭의 생이 슬프고, 고한수의 삶은 치졸하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대가를 원하게 된다.

이 책의 시작,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덤덤하게 말한다.

툭툭 내던져진 그들의 일화는 시대적 상황으로 비루하고 누추하지만, 지금의 우리의 일상처럼 흘러 간다.

어차피 그들의 일화는 굴곡져 있지만 그래도 흘러갈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듯이

(솔로몬, 솔로몬의 아버지 모자수, 모자수의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순자, 순자의 아버지 훈, 불구의 훈을 키워낸 어부인 부모님...)

지금의 우리는,

단단하게 생을 부여잡고 놓지 않았던 그 분들의 역사로 서 있는 것이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놓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던 이유는 우리를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던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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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게놈 오디세이 - 의학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경이로운 의학 기술과 혁신에 관하여
유안 A. 애슐리 지음, 최가영 옮김 / 브론스테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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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억 개 염기성을 가진 사람의 염색체의 모든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 프로젝트,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는 1988년 국제 연구 단체인 인간 유전체 기구가 설립되어 1990년대에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어 2002년에 거의 밝혀졌다. 2만500여개에 달하는 유전자의 구조와 조직, 기능에 관한 상세 정보를 담은 인간 유전자 지도는 전 세계 20여개 유전자 분석 기관 협력으로 예상보다 빨리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2019년까지도 인간 유전체의 8%는 해독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었다 .33개 다국적 연구기관과 과학자 114명으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 ‘텔로미어-투-텔로미어’(T2T)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HGP)가 앞서 규명하지 못했던 게놈 지도의 남은 8%를 20여년 만에 해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된 논문 6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4월1일자에 실렸다.

HGP는 2003년 13년간의 노력 끝에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기능이 불분명하고 분석하기 까다로운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부위는 충분히 규명하지 못한 상태였다. T2T 연구진은 인간 DNA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새 분석법을 도입해 DNA 염기쌍 약 2억개를 새로 밝혀내었고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2000여개와 200만개의 유전적 변이 등도 찾아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미 록펠러대 에릭 자비스 박사는 “(이번에 규명한) 8%를 통해 세포 분열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게 됐고,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질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로 유전체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운증후군 등의 질환이나 난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003년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완결된 이후, 유전자 검사 비용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1년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잡스는 10만 달러를 들여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지금은 유전자 검사가 100만원 안팎이라 하니, 앞으로 치료에서 이 기술은대세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내용의 기사와 정보를 보면 부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하지만 과학 기술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라 인간이 그 가치를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일련의 과학 기술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인간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여러 사례의 감동적인 사연은 나를 놀라게 하였고, 유전자 기술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 충분히 공감했다. 그리고 앞으로 이 기술이 인간에게 가져다 줄 장밋빛 미래도 실감했다. 저자가 워낙 책을 이해하기 쉽도록 쓰셨기 때무에 가독성도 좋았다. 더군다나 이 책으로 물리에 이어 생명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관련 분야의 책을 몇 권 읽고 싶다.

솔직히 나는 의학 기술과 과학 기술에 놀랐기보다는 인간의 집념에, 인간의 정신에 놀랐다. 인간은 이루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어떻게해서든 이루어내고야 마는구나. 더디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구나. 누군가의 고귀한 발걸음이 인간에게 빛으로 다가와야 하는데, 과연 지금의 인간의 의식수준이 빛을 '빛'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빛을 '금'으로 인식한다면, 이 기술은 재앙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는 각자의 의식수준을 높여야 한다.

우리가 자신의 유전학적 미래를 예측하고, 발병하기 전에 한 발 앞서 진단해 예방하고, 유전체 정보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해석 가능한 날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이 축복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책을 읽고,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의 성장보다 더 앞선 의식의 성장을 이룰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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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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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1

이어령 선생님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 부유한 삶'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부유한 삶이란 어떤 의미인지, 이어령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야기가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이어령 선생님은 태초에 빅뱅이 있었고, 물질과 반물질이 생겼는데, 이 둘이 합쳐지면 빛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 빛은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 그런데 물질이 많으면, 빛이 되다 만 '물질의 찌꺼기'가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라고 말한다. 그 '빛이 되지 못한 찌꺼기'가 반물질을 만나면, 빛이 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살아가는 것은 빛이 되는 과정이다. 찌꺼기인 우리가 빛이 되기 위해 반물질과 만나야 하는데, 나는 그 접점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부유하다는 것은 비단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부유한 삶이란 내가 이 생에서 부여받은 의미를 깨닫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찾아야 한다. 찾아가는 길에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사람도 있고, 물건도 있고, 추억도 있고, 욕망도 있을 것이다. 그 제재(題材)를 버무려 맛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삶이 부유한 삶이다.

아이와 만나는 순간부터, 나는 늘 이야기가 있는 삶을 꿈꿨다. 그것이 내가 생에서 부여받은 의미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유한 삶이었는가? 자문한다면,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유한 삶을 향하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후회하는 삶이었는가? 그렇지는 않다. 반평생 나의 이야기는 전개와 위기를 넘나들고 있다, 결국 절정에 이르는 순간이 오겠지. 그 순간 부유한 삶이었노라고 얘기할 수 있도록 생에서 부여받은 의미와 내가 나에게 부여한 의미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이어령 선생님은 럭셔리한 삶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라고 했다. 우리가 누군가의 삶에 열광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스토리를 본다. 벼락부자가 아니라 역경을 딛고 일어난 사업가에, 같은 수능 만점자라도 암을 이겨내고 만점을 받은 합격자의 정신 승리에 감동을 받는다. 스토리 안에 그 사람의 전 과정이 녹아있기 때문에 매력 있는 스토리에 우리는 빠져들 수밖에 없고, 그러한 스토리는 우리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공감을 자아낸다.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부유함까지 선사하니 결국 스토리텔링만큼 부유한 삶도 없을 것이다. 나를 변하게 하고 다른 사람도 변하게 하는 삶, 부유한 삶!

발제 2

'시간에도 무게가 있다. 매일 가벼워진다'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세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가장 짧은 것,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느린 것,

가장 작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가장 길게 늘일 수 있는 것,

가장 하찮은 것 같으면서도 가장 회한을 많이 남기는 것,

그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소한 것은 모두 집어삼키고 위대한 것에게는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는 그것,

그것은 무엇일까?”

물리학자 M. 패러데이의 질문이다.

그것의 답은 시간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는 것, 시간 앞에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 나는 시간만큼 잔인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와 나의 기억을 소멸해가는 과정으로 향하게 하니까.

'시간 앞에 장사 없다'라고 찢어지는 아픔도, 가슴 떨리는 설렘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쁨도 시간 앞에 퇴색된다. 그 퇴색함이 가벼워지는 무게이다. 시간이 아니라 망각이 주는 선물일 수 있지만, 사소한 것은 집어삼키고 위대한 것은 생명과 영혼을 불어 넣기에, 우리는 희로애락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고 위대한 기억만을 안고 사는 것이다. 위대한 기억이란 그것 하나만큼은 절대 놓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을 덜어내고 덜어내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그 하나. 시간이 그거 하나라도 생에 허락한다면, 적어도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발제 3

'마지막', '작별'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에 대해 나의 경험과 비추어 이야기

해 봅시다.

어짐에 다름이 있을까? 헤어질 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을 작별이라 한다. '인사를 하고'가 아니라 '인사를 나눈다'라는 것은 일방적인 이별이 아닌 것이다. 그러기에 이별보다 덜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수없이 헤어진다. 대개는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지지만, 오늘의 만남이 마지막이라면, 그때 나누는 헤어짐의 인사가 작별인 것이다.

예감하고 예고된 이별, 그렇다면 준비된 이별이기에 덜 아플까? 상상을 해 봐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다. 그래도 굳이 비교하자면, 나는 작별이 이별을 준비할 수 있기에 덜 아플 것 같다. 적어도 아름다운 시간을 준비할 수 있기에. 그 시간은 아픔을 견딜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때론 심장질환보다 암에 걸린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적어도 이별을 준비할 시간이 있고, 마지막을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할 수 있으니까.

누구나 작별의 순간과 마지막이라는 시간이 온다. 그때 행복한 삶이었노라고 담담하게 말하고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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