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에세이 - 고대철학에서 현대 심리학까지, 인간의 마음을 탐구한 2500년의 여정
문심춘 지음 / 그루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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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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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그을 수 없었다.

첨엔 모든 문장들이 중요했고 특별해서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쩜 심리학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란 지적 허영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의 막바지로 갈수록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이 책은 담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넓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라는걸.

인간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는 심리학이 인간을 담기엔 부족한 것처럼.

답은 찾을 수 없었고
질문은 꼬리를 물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벅차올랐다.
인간을 탐구한 2500년이라는 역사 동안
계속 되었던 질문들이, 그 행위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감동이 되었다.

그리고 답은 질문의 무게를 이겨낼 만큼의 무게는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가 던진 불편한 질문!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말 아는가.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왜 옳은가.

그리고 그 질문은 2500년 동안 이어져 왔고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이 질문을 던지기 전부터
자기 자신이라는 수수께끼는 신화의 형태로 그리고 철학으로 존재해 왔다.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눕고,
용서하기로 했는데 분노가 올라오고,
더 자야하는데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왜 인간은 알면서도 변하지 않을까.

아는 것과 변하는 것 사이의 그 거리.
심리학이 찾는 것이 그 거리이다.

데카르트는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분트는 과학 실험으로 측정 가능한 것에만 집중을 했고,
행동주의자들은 때론 끔찍한 실험을 통해 인간을 기계처럼 길들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그리고 놓치고 있던 무의식의 세계를 프로이트가 열며 인간에 대한 실마리에 좀 더 가까워지는 듯 했다.

무의식의 세계가 인지할 수 없는 대륙이라면
의식의 세계는 어떠한가.
우리가 인지하는 감정의 세계는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여기서 다시 헷갈리기 시작한다.

감정과 이성은 분리되어 있다는 데카르트의 이론은 이미 깨졌다.
감정없이 이성적인 판단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심리학은 무의식과 의식을 넘어
관계의 영역에까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답은 없지만
질문은 더욱 넓어지고 그리고 계속된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질문이
내 주변의 관계로 까지 확장된 것이다.

p.222

심리학은 인간을 설명한다. 설명하면서 동시에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인정이 이 학문을 정직하게 만든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아직 모른다. 그리고 그 모름과 함께 - 여전히, 다시 - 묻는다.

이 책에서 가장 큰 감동은 심리학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끝내 밑줄을 그을 수 없었다.
질문이 끝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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