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 선 화과자점, 화월당입니다
이온화 지음 / 다이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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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느낌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삶이 달아나도 인연은 달아나지 않는단다.
스물일곱 살인 연화에게 하나뿐인 가족이었던할머니가 남기신 마지막 말이다.
그리고 그 말과 닿아있는 곳,화월당은 
밤10시에 열어 12시까지 딱2시간만 장사를 해야 한다.(귀신 나오기 딱 좋은 시간이니만큼)귀신이 나온다느니무당과 스님이 들락거린다느니소문만 무성하고 비밀만 가득한 이곳에 대해아는 것 없는 연화는 어쩔 수 없이 어렵게 장사를 시작한다.
미스테리한 화월당만큼미스테리한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죽음이 마무리되는 그곳에서 치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는 화월당,어디선가 나타난 범상치않은 검은 고양이,정체를 알 수 없지만 연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무당,특별한 재료로 만드는 사연이 담긴 디저트 등미스테리하고 판타지적인 분위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반면에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져 울컥하기도 했지만 죽음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이 위로가 된다. 
그리고 연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반전!이야기 중간중간 나오는 대사나 사건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만드는 반전은 연화의 놀라움과 절망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손님들의 아픔을 치유하며 화월당의 주인으로서 한발한발 다가서던 연화가 과연 자신의 아픔도 치유할 수 있을까?

작가님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사실 주연이 원한 것은 '과자'라는 단순한 물성이 아니라 자신을 생각하며 과자를 고르고, 계산하고, 챙겨 귀가하는 엄마의 세심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p.45

📚나는 언제나 나이고 싶었다. 누군가의 의지를 대신 실현하거나 남을 돕기 위해 사는 것은 내가 진실로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그 속에서 보람이나 기쁨을 찾는 일은 가치가 있겠지만, 진정한 나를 찾기 전까지는 의미가 없었다. 할머니의 침묵이 만든 공백은,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었다. 가장 가까운 이와의 대화가 거세됨으로써,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과정도 공백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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