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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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블이 총 소리를 들은 이 후부터
이야기는 완전 충격의 도가니였다!!!
반전에 반전에 또 반전에 이야기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15년 전 킴볼이 고등학교 영어 교사일 때 학교에서 벌어졌던 총기 난사 사건까지 촘촘히 짜여진 그물의 일부분이었다니!!
스릴러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며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얼마 전에 사건을 하나 맡았는데, 내가 시체를 두 구 발견하면서 끝나버렸죠.”
(중략)
“나는 계략에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증인이 되도록 말이죠.” p.209

킴볼은 과거에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지만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겪은 후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경찰이 되었지만 이 역시 오래하지 못하게 되고 지금은 사립 탐정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킴볼에게 고등학교 제자였던 조앤 그리브가 찾아와 사건을 의뢰하게 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은데 확인이 필요하다고, 증거가 아닌 확인만 하면 된다니...무심히 넘긴 이 부분부터 의심하며 읽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을 놓쳐버린 킴볼 또한 이 사건을 맡게 되며 조앤의 잘 짜여진 그물 속으로 들어가 조앤이 원하는 곳을 더욱 촘촘히 하는 역할을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된다.

어설퍼 보이는 킴볼의 뒷조사가 시작되고 이야기도 스릴러 치곤 잔잔하게 전개 된다.
솔직히 킴볼은 사립탐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반면에 교차되어 전개되는 조앤의 과거 이야기가 오히려 스릴러스러웠다.
조앤과 리처드가 처음 만나게 되어 벌어지는 사건들이 참 묘하게 보여졌다.
그들은 굳이 두에인을 죽였어야 했는지...이 부분이 의아했는데 이 사건이야 말로 조앤과 리처드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사건이었고 그들이기에 꼭 일어났어야 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조앤이 의뢰했던 사건의 주인공인 남편과 불륜녀로 의심되는 팸의 시체를 발견하고
킴볼은 사립탐정다움을 찾아가듯 의심하고 밝혀 나가기 시작한다.

“킴볼 선생님, 10년 후에 저는 엄청난 부자가 될 거예요. 제 첫 번째 남편은 난터켓에서 보트를 타던 중 의문스러운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예요. 물론 경찰은 트로피 와이프인 저를 의심하지만 리처드 기어가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 저는 그의 요트에 타고 있었다고 알리바이를 제공해줄 거예요.” p.206

15년 전 수업 짜투리 시간에 킴볼이 내어준 ‘10년 후 자신이 어느 곳에 있을지 적어보라’는 작문 과제에 대한 조앤의 글을 이 사건을 겪은 현재 다시 꺼내보는 킴볼...
소름돋게도 조앤의 계획은 이미 그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캐릭터 릴리의 등장.
킴볼의 경찰 생활을 끝나게 해버렸던 살인 용의자 릴리.
‘마땅한’ 이유가 있어 살인을 한다고 말하는 릴리는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살인이 ‘마땅’할 수 있는가? 란 고민을 던져주지만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릴리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함정이자 또 다른 재미다.

피터스완슨의 치밀함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되는 구조는 악의 악랄함을 점차적으로 극대화해서 보여주며 긴장감을 더해준다. 그래서 더욱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리처드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열이 오른 채 머릿속으로 모든 변수를 검토해 보았다. 유일하게 리처드를 안심시켜 주는 조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해준 말밖에 없었다. 조앤이 그의 머릿속에서 말했다. 전에도 해본 일이잖아.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우리 둘이 뭉치면 천하무적이라고. 절대 눈에 띄지 않는데다 천하무적이기까지 하다니까. p296~p297

리처드와 조앤이 서로 만나지 않았다면 둘은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까?
무의식 속에 분명 존재하고 있던 두 사람의 ‘악’이 서로 만나 시너지를 내는 과정에서 들게 되는 의문이자 바램이 그것이었다. 두 사람이 만나지 않았다면...
조앤과 리처드가 현실에는 절대 존재하지 않고 소설 속에만 존재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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