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를 달리는 여자 -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9가지 룰(Rule)
크리스틴 코모포드 지음, 이향림 옮김 / 한국맥그로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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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본 자기개발서, [오프로드를 달리는 여자]

 

자기 개발서를 이렇게 꼼꼼히 읽어본 게 언제 였더라?

 

나의 도서취향은 호불호가 확실하다. 에세이와 소설을 좋아하고, 시는 별로 안 읽으며, 자서전과 자기개발서는 취급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이렇게 자기개발서를 꼼꼼하게 읽어본 건 아마.. 내 도서생활에 기록될만한. 거의 처음 인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펴들때, 약간 나는 고독하고 참담한 지경에 빠져있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되는 것일까?'에서 시작한 자기 혐오가 극을 향해 치닫고 있었고, 그로 인해 기분은 아래로 곤두박질쳐만 갔다.

 

그래서 평상시라면 취급은 커녕,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그 책을 내 손으로 집어들어, 거기다 무려 한 쪽 손엔 펜을 들게했다.

 

자기개발서, 받아들이기 나름이지...

 

사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뻔했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변변찮은 젊은여자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낸 경험들로 세상에 번듯히 명함을 내밀게 되었다는 이야기. 뻔하지 않은가?

 

뭐.. 멀리 가지 않았도, 미국 가정의 큰손 마사 스튜어트가 떠오르지 않는가? 평범한 가정주부가 회계부정으로 감옥까지 다녀오고, 다시 멋지게 재개하는.. 그런 드라마틱한 이야기.  [이단자]의 주인공도 그녀를 떠올리게 했다.

 

졸업장도 없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줄 아는 현명함, 그리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무대뽀정신 이었다.

 

이렇게 말로 늘어놓기만 해도그녀가 가진 요소들이 얼마나 진부하고 교과서적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아마 다른때 같으면, 그냥  "웃기시네"하고 콧방귀를 뀌며 흘려보냈을 그 책을, 여느때와 다른 마음으로 들여다보니 배울게 많았다.

사실 뻔한 이야기, 뻔한 교훈. 우리는 모두 자기개발서가 그렇고 그런거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뻔한 이야기를 담은 뻔한 책이 잘 팔리고, 독자들이 있는 것은 아마도 그 독자들의 심적인 상태 때문이 아닐까? 

나는 이미 그녀의 잘난 척도, 뻔한 이야기도 그냥 넘길 자세가 마련되어있는 최상의 독자였다.

 

모난 돌, 깍이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고, 최종으로는 CEO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자들, 그녀는 이런 자들을 '이단자'로 명명했다. 이 '이단자'들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모난 돌 취급을 받기 일쑤다.

 

소위 나보다 잘난 자들, 경직된 사회질서와 억압은 이런 모난 돌을 둥그스름하게 다듬어 줄 수 있는 '정'의 역활을 한다. 하지만 '이단자'의 선두격이자 선봉장인 그녀는 그 정을 맞아 깍여나가지 말고 다이아몬드처럼 굳건히, 그리고 영롱하게 살아남으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녀가 그렇게 살아남았기에 그녀의 무대뽀적인 성격은 그녀를 MS에 입사시켰고, 그리고 또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에게 두드려 맞을때마다 깍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불꽃을 튀기며 교훈을 얻어내 좀더 강하게 스스로를 다듬어갔다.

 

실패에서 좌절하거나 물러서지 마라, 내 스스로를 믿어 의심치 마라,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마라,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줘라....

이 뻔한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들으니, 뭐.. "이거야!"하는 신적인 계시는 아니었지만, 나 스스로를 다잡고 되돌아 볼 계기는 마련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개발서를 탐독하는 건.. 어쩌면 자신에게 필요한 그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 내 생애 처음으로 자기개발서가 세상에 왜 존재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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