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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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소개된 기묘한 환자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병원을 다니거나 의학 관련 책을 읽다보면 심장이 없는 의사들을 만나게 된다. 차라리 AI가 진단하고 설명했으면 덜 상처받을 것 같은 그런 태도에 환자는 몸이 굳어지고 희망을 잃는다.
하지만 올리버 색스의 글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의학지식만이 옳음을 내세우지도 않고 환자가 설명하는 증상, 때로는 스스로 내놓는 해결안도 거부하지않고 받아들인다. 다시 찾아오지 않은 환자의 예후를 걱정하고 당시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고민하는 글에서 진심으로 환자를 이해하고 도우려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나는 그런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이 책을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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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의 인터뷰 - 쿼크에서 블랙홀까지 22가지 우주 물질과의 유쾌한 대담
리처드 T. 해먼드 지음, 승영조 옮김 / 이지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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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내용은 어떻게 써도 어려울 뿐이다. 원래 잘 아는 사람은 이런 책이 필요없을 것이고, 원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은 이 책을 읽어도 이해하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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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심장 여행 - 생명의 엔진, 심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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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장 여행]보다는 재미도 덜하고 유용한 정보도 조금 덜하다. 심장과 관련된 여러가지를 쉽게 설명하긴 했지만 대부분 잘 알려진 것들이다. 좀 더 새롭고 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부족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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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톤갭의 작은 책방 - 우정, 공동체, 그리고 좋은 책을 발견하는 드문 기쁨에 관하여
웬디 웰치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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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한달씩 지내던 이모댁의 서점이 생각나는 책. 나는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어 좋았는데 정작 이모와 사촌들은 일하느라 바빠 책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던 기억이 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점이나 도서관이 주는 그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조금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게 아쉽다. (그녀가 언급한 책들도 대부분 낯설다..)
이런 책방이 가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주 가는 도서관이 점점 책읽는 사람이 아닌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차가는 걸 보면 안타깝다.

p.148 고백하건대 당시 나는 오랫동안 암울한 자기 연민에 빠져 있었다. 그 상황에서 구원받기를 기도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건 하나도 없는 최악의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자기 살을 깎아먹는 삶은 영혼까지 갉아먹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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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라니? - 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 두 남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개정신판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정우열 그림, 리처드 도킨스 서문 / 홍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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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은하수를 여행하는.." 영화를 보았을 때 충격을 받았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도 재미있고 기발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걸까.
바로 그 사람이 쓴 여행기가 이 책이다. 그냥 여행도 아닌 멸종위기동물을 찾아가는 여행. 보통 그런 책이라 하면 감정적이거나 열정적이기 쉬운데 그렇지도 않다. 가는 길 내내 불평을 늘어놓고 보이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투덜대는가 싶다가도 순간순간 진지하다. 그러니 어찌 매력이 없을 수가 있을까.
1988년, 그들이 찾아갔던 동물 중 일부는 이미 멸종됐다. 그리고 이젠 그도 없다. 책을 덮으며 새삼 그 두 가지가 슬펐다.

(구판 책 페이지)
p.56 나는 이런 종류의 비행기 여행을 무모할 정도로 즐거워한다. 조금도 불안하지 않다. 내가 특별히 용감해서 그런 건 아닌데, 자동차를 타면, 특히 내가 직접 운전을 할 때는 몸이 뻣뻣해질 정도로 겁에 질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비행기에 탄 다음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없으므로 난기류에 휩쓸린 고물 비행기에서 우지끈 뚝딱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라도 그저 마음 편히 앉아 미친 듯이 웃는 수밖에 없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p.90 코코넛은 거의 완벽하게 설계된 작품이었다. 처음엔 구멍을 조금 내서 즙을 마시고, 그 다음에 칼로 쪼개서 껍질을 한 조각 썰어내면 그걸로 과육을 퍼먹을 수 있다. 하지만 신의 성격을 의심하게 되는 건, 이렇게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놓고 왜 그걸 가지도 없는 나무의 6미터 꼭대기에 매달아놨느냐는 점이다.
이게 재미있겠는걸. 인간들이 어떻게 하는지 좀 볼까. 어럽쇼. 나무타는 법을 알아냈군. 저걸 할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 그렇단 말이지. 그럼 뚜껑도 딸 수 있는지 한 번 볼까. 흠. 쇠를 단련하는 법까지 알아냈단 말이야? 좋아, 이제 마냥 잘해주는 건 끝났어. 다음에 나무 위에 올라갔을 땐 밑에 도마뱀이 버티고 있게 해야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라곤 선악과 때문에 이 양반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화가 난 모양이라는 것뿐이었다.

p.94 대책없이 순진하고 낙천적인 말뚝망둥어가 깡충깡충 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내가 끔찍하게 늙은 기분이었다. 녀석이 가야할 길은 한없이 끔찍하게 멀었다. 그래도 만약 녀석의 후손들이 3억 5천만 년 후에 목에 카메라를 걸고 이 해변에 앉아 있게 된다면, 그 여정이 보람 있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다른 생명체의 생존을 보장한다는 미명하에 그 생명체를 혐오스러운 서커스로 내모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옆에서 그저 짜릿한 오락을 위해 염소의 먼 후손을 도마뱀의 후손에게 먹이려고 한다면 그게 옳지 않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런 말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 닭대가리가 아니면 좋겠다.

p.114 고릴라를 보자고 자이르에 온 건 아니었다. 그래도 기껏 자이르까지 와서 고릴라를 보지 않고 갈 수는 없었다. 녀석들이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었다. 내 경험상, 친척들이 사는 나라에 가면 오히려 그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납작 엎드리는 게 보통이다. 그래도 고릴라의 경우엔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으며 수백만 년 밀린 가족사 얘기를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었다.

p.120 누군가 뭐든 하려고 하면 그걸 못하도록 막는 게 직업인 사람이 이례적으로 많은 나라는 십중팔구 예전에 식민 통치를 받았던 나라이다.

p.138 고릴라는 인간처럼 생겼고, 인간처럼 행동하며, 인간처럼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고, 너무나 인간다운 눈과 얼굴에 본능적으로 인간의 표정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그런 표정을 담아낸다. 그래서 우리는 녀석들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저 녀석들이 어떤지 알아." 하지만 어림도 없다. 오히려 우리는 쉽고 그럴 듯한 고정관념에 빠져 그들이 실제로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게 해줄 가냘픈 힌트를 차단해버린다.

p.199 (카카포의 번식에 관해) 몇 달에 걸쳐 땅을 파고 울고 걷고 스크라크거리고 열매를 놓고 호들갑을 떨어봐야 3~4년에 한 번 암컷이 달랑 한 개의 알을 낳는 게 고작인데, 그마저 족제비가 날름 먹어치우기 일쑤다.

p.347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코뿔소와 앵무새와 카카포와 돌고래를 지키는 데 인생을 거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이 없으면 이 세상은 더 가난하고 더 암울하고 더 쓸쓸한 곳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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