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나는 출근길이 지긋지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십년이 넘는 시간 속에 찾아왔던 수많은 슬럼프 중 하나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우울하고 멍해지고 위축되는 증상이 점점 심해지며 경고를 울리고있었다. 회사, 부모님, 우리, 그리고 나를 저글링해야하는 숨막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휴직을 하고 안도감과 함께 알 수 없는 패배감이 찾아왔다. 견디지 못했다는 좌절감, 난 이제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라는 두려움... 그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긴걸까. 이 책을 열어보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책 제목을 "어서와 번 아웃은 처음이지?"로 정하는 게 낫겠다싶을 만큼 번아웃은 언제 어떻게 찾아오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대충 보니 나도 그 절차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좀 훑어보다가 도서관 책장에 다시 꽂아두었다. 아직 나의 번아웃 초급단계보다는 조금 더 진행된 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