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바치는 1778가지 이야기
마유무라 다쿠 지음, 임정은 옮김 / 다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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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이 책의 감상을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 책의 저자는 논리를 넘어선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게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은 나 자신이 항상 동경하지만 또 피하고 마는 도전이라는 것에 대해서다. 용기에 관해서라고 바꿔 말해도 좋다. 세상에, 월급 꼬박꼬박 잘 나오는 직장을 다니다가 공부를 하기 위해 4개국 유학을 가다니. 그것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맨몸으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현실 앞에 나를 발가벗겨 드러내놓는 것과 같았다. 자괴감, 질투, 설렘, 두려움. 항상 동경했지만 막상 너무나 두려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때문에 세금계산서와 월급명세서를 펼쳐보는 것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익숙하지 않고, 그렇기에 뼛속 깊이 방어본능이 자리한 사람이 아니던가

 

이 책의 저자는 나와 너무 달랐고, 또 너무나 닮은 구석이 있었다. 항상 자신의 삶에 불만을 품고 있는 건 나와 닮았다. 그런데 나는 그냥 참고 있었고, 저자는 뛰쳐나왔다. 자신이 도전한 것에 모두 만족한 것은 아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입학한 대학에서 지루함을 느꼈고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유학 생활에서도 학문적으로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 도전이 나와 달랐다.

 

열정만큼은 닮았다. 무엇인가에 빠지면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것도 닮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실행이 있었다. 방어본능으로 자신을 감싸지 않았다. 도전에 자신을 내맡겼다. 그것이 나와 달랐다.

 

이 책만큼은 내용 소개를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저자와 나 자신이 비교되며 느낀 감상 외에는 다른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지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감정을 말하고 있으니까. 열정을 말하고 있으니까, 실행을 말하고 있으니까, 나 자신에서 익숙한 것에서 방어하는 것에서, 세상으로 불편한 것으로 실행하고 도전하는 열정을 말하고 있으니까 나에게는 몇날 며칠 고민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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