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의 꿈과 환상
베리 피터스 지음, 전병희 옮김 / 대장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미사카는 전통적인 이슬람 사회의 딸로 태어나 무슬림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14살 되던 해에 꿈을 꾸었다. 자신의 장례식에 관한 꿈이었는데 그녀의 시신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두아를 드리고 있었다. 미사키의 영혼은 뒤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는 나의 아들 예수를 위해서 무엇을 했느냐? 그리곤 꿈에서 깨어났다. 단 한 번의 꿈이었지만 미사키는 잊을 수 없었고, 그녀는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다.

 

하디자는 모스크와 꾸란의 그늘에서 살았다. 우연히 찾은 병원에서 두 명의 기독교 여인을 만났고 그녀들은 하디자에게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그림을 주었다. 얼마 후 하디자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한 모스크에서 설교자가 말하는 꿈을 꾸었다. 설교자는 높은 설교단 뒤에서 설교하고 있었고, 밝고 빛나는 구름으로 가려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설교단 바로 아래에 성모 마리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디자는 성모 마리아에게 다가가 ‘제가 가야 할 본향의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성모 곁에 서 있던 한 사람이 다가와 그녀에게 허브 다발을 주면서 ’그녀는 당신에게 이 허브를 주라고 하셨습니다’ 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꿈으로 인해 하디자 역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된다.

 

구원을 사모하는 무슬림들은 종종 꿈과 환상을 통해 통찰을 얻는다. 무슬림 문화에서 실제로 꿈은 해석되어야 할 의미가 있다고 믿어진다. 반면 오랫동안 서구사회에서 꿈과 환상은 실재보다는 허구를, 객관보다는 추측을, 견고한 이성보다는 불분명한 환상을 뜻했다. 많은 서구인들이 꿈과 환상을 진지하게 취급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꿈과 환상은 꾸란뿐만 아니라 성경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 막달라 마리아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을 알리는 장면, 요한복음, 에녹서 등이 그것이다. 또한 콘스탄틴 황제는 카이와 로라는 글자를 가지고 나타나신 예수의 꿈을 꾸고 기독교로 개종한다(35쪽)

 

왜 하나님이 무슬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데 꿈과 환상을 사용하실까. 그리고 더 나아가 왜 한국에서는 꿈과 환상을 사용하시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어 진다. 첫째, 무슬림 사회는 높은 문맹률로 인쇄자료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가난과 정부의 억압으로 외부 매체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둘째, 기독교 사회의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이 지역에는 복음이 미치지 않는 민족의 70%가 있음에도 기독교 사역을 위한 돈의 0.01%만이 복음화되지 않는 곳으로 지원된다. 셋째, 의문을 허락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이슬람 사회의 문화는 꿈과 환상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뜻에서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복음이 증거되기 어렵고, 많은 장애가 있는 곳에 특별한 능력과 이적, 기적을 행하시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일반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선교지에서는 병 고침이나, 이적과 기적이 종종 있는데 한국에 와서 사역할 때는 전혀, 혹은 거의 없음은 왜일까? 사역의 현장이 다르면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도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병원, 의약품 교통수단이 넘치는데 굳이 하나님께서 그런 역사를 선교지처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오독하면, 오순절이나 신사도운동, 은사주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제 멋대로 하나님께 능력을 나타내시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거만하고 악한 행동이기 때문이다.(오인용 목사님, BAND OF PURITANS)

 

이는 이 책의 마지막 질문, 타문화권 선교사가 필요한가(50쪽)의 질문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답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기적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께서 지도하시는 사역적 방법을 대신할 것은 없다. 즉,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복음의 메시지를 말해야 한다. 꿈과 기적을 체험한 사람일지라도 여전히 복음을 이야기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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