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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겐 보이지 않아 - 함께하고 싶지만 어쩐지 불편한 심리 탐구
박선화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여성이기에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궁극적인 목적은 '성 평등'에 있다.
'성 평등'에는 찬성하지만, '페미니즘'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대다수의 남성들.
하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남성, 여성. 어느 한 쪽만 평등을 지향한다는 건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부분이 성고정관념에서 오는 불평등함인지를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성고정관념이 단단히 뿌리박힌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라왔다.
그 고정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남성, 여성 모두 서로의 입장에서 세상의 성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오랜 시간 남성의 소유물이었다.
조선시대 이래 20세기 초 구한말이 돼서야 여성의 재혼이 허락됐다는 것을 아는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 역사는 길지 않다.
남성은 집안의 가장으로 돈을 벌고, 여성은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살림을 맡는 것이 관습이었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그런 남성 중심 사회에 여성들이 비집고 들어가며
소수이자 약자로서 겪는 차별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
남성들에게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성고정관념으로부터 오는 남성과 여성에게 각기 다르게 요구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덕목.
그게 '성별 차이'라고 생각되지만, 면면이 들여다봤을 때 대부분은 성 고정관념에서 오는
차별적인 것들이 많다.


남성에게 남성스러운 것을, 여성에게는 여성스러운 것을 요구하지 않는 사회.
페미니즘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사상이다.
그런 시기를 말미암아 여성권에 대한 책들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페미니즘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여성권의 역사가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서적들도 참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책 부제에도 설명됐듯 -함께하고 싶지만 어쩐지 불편한 심리 탐구
이 책은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어떤 식으로 실체화가 되는지를 얘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오랜 직장생활을 하며,
너무나 자연스레 녹아있는 사회에서의 성고정관념,
그로부터 여성에게 요구되는 부당한 덕목-고분고분함, 수동적인, 친절한, 외모를 가꿔야만 하는
본인이 직접 느끼고 체험했던 사례들을 통해 쉽게 설명한다.
'공존의 룰 찾기'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성이다.
'이러므로 우리는 피해자다' '이러므로 당신들은 우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취지가 아니다.
남성으로서 여성의 입장을 추측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여성으로 살아본 적이 없기에.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하지만 좀처럼 이해하기가 힘들다면,
이 책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삶을 조금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