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제국의 탄생 - 하나의 신과 하나의 제국을 향한 투쟁의 역사
톰 홀랜드 지음, 이순호 옮김 / 책과함께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슬람 제국과 이슬람교의 발흥은 이미 다른 역사책들에서 여러 번 다룬 것들이라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저자의 견해들 중에서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슬람교도들과 페르시아인들, 유대인들, 로마인들이 자신들의 입장에 맞게 역사를 멋대로 왜곡해왔다는 것이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로 알려진 무하마드가 남겼다는 언행을 모은 하디스도 사실은 무하마드가 죽고 나서 훨씬 이후에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죄다 무하마드가 했다는 식으로 왜곡했다.

 

페르시아인들도 자신들의 종교를 만든 조로아스터가 적국인 헤프탈의 영토에서 왔다는 사실을 꺼려해서 페르시아 영토 내의 메디아에서 태어났다고 거짓 기록을 남겼다.

 

유대인들은 바빌론에게 포로로 잡혀 이라크로 끌려가 거기서 정착했는데, 풍요로운 땅인 이라크가 마음에 들어서 원래부터 이라크가 자기들의 고향이었다는 식으로 역사를 왜곡했다. 그래야 자신들의 이라크 정주 생활에 정당성이 부여될 것 같아서(현재 역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유대인의 시조라는 아브라함은 실존 인물이 아니라 다분히 신화적인 가공 인물이라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인들의 제국주의적 자존심이 지어낸 트로이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들의 역사를 실제보다 더 오래잡으려 했다.

 

이상의 무수한 경우에서 보듯이, 인류는 언제나 현재의 시각에서 과거를 보고 현실에 맞게 역사적 사실을 조작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기록에 써져 있다고 곧이 곧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기록이 숨기고 바꿔놓은 사실을 발견해서 잡는 일, 즉 비판적인 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에 써진 내용들을 그대로 믿으면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맹자의 말이 이래서 유용한가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