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의 파라다이스 - 불의에 저항한 아들을 가슴에 묻은 이란 어머니들을 위하여 다른만화 시리즈 5
아미르 지음, 김한청 옮김, 칼릴 그림 / 다른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이 흔치 않은 책, 게다가 만화로 되어 있다니 더욱 호기심이 생겨서 읽었다.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한 나라가 아닌, 저 먼 중동의 이란에 관한 이야기이다.

 

  페르시아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고대 문명 세계에서 찬란한 영광을 떨친 나라, 이란.

 

  그러나 지금은 잔인하고 억압적인 이슬람 신정 정치의 그늘 아래 온 나라가 짓눌려 신음하고 있다.

 

  이 책의 기둥 줄거리는 2009년에 있었던 이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국민들의 시위에서 비롯되었다.

 

  무려 3백만 명의 이란인들,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던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한 선거를 다시 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란을 지배하고 있던 율법 학자들은 그런 국민들의 외침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시위에 참가하여 부패한 정부를 규탄하던 젊은이들은 경찰에 끌려가 수용소에 감금되었고, 거기서 온갖 고문을 받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고, 묘비조차 없는 황무지에 암매장당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들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지, 애를 태우게 기다리던 어머니들은 이리저리 수소문 한 끝에야, 뒤늦게 아들들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어 암매장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피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다가 개중에는 실정한 사람들도 생겨났다.

 

  1979년, 부패한 샤 독재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이란인들은 전국적인 반 정부 투쟁을 벌여 마침내 샤 정권을 타도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집권한 호메이니와 이란 율법 학자들은 오히려 옛 샤 정권보다 더 잔혹한 독재를 하고 있다. 참으로 역사의 모순이 아닌가? 자유를 외치며 독재와 싸웠던 나라에서 새로운 독재 정권이 등장하다니.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이란을 흉볼 처지만은 아닌 듯 싶다. 30년 동안 독재자 물러나라며 민주화 투쟁을 벌인 한국에서도 끝내는 그 독재자의 정통 후계자가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니 말이다.

 

  자유나 인권, 민주주의는 배부른 헛소리에 불과하다. 경제를 못살려도 좋으니, 빨갱이만 때려 잡으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체 유권자의 51%인 판국에서 우리도 이란보다 그다지 나을 건 없어 보인다.

 

  더 이상 인간이 신과 국가의 이름 하에 억압당하지 않고, 참된 자유를 누리며 살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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