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재벌공화국 - 한국경제, 재벌개혁에 칼을 뽑다
이동연 지음 / 북오션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하녀>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정재가 젊은 재벌 회장, 전도연이 이정재의 집에 들어가 일하는 하녀로 나온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평은 영 좋지 않았다.

 

  왜 이정재는 저렇게 오만방자하고 인간미가 없느냐, 세상에 저런 재벌이 어디 있느냐, 이 영화 잘못 만들었다 등등...

 

  각종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 등 대중 예술 매체에서 다루어진 자상하고 로맨틱한 재벌 2세의 이미지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영화 <하녀>에서 나온 냉혹하고 몰인정한 재벌의 모습은 도무지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 <하녀>는 흥행참패했다.

 

  그러나 내가 자신있게 말하건데, 영화 <하녀>에서 이정재가 열연한 재벌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모습의 재벌이다.

 

  단적인 예로 재벌들은 누구와 결혼할까? 흔해빠진 드라마들에서 나오는 것처럼 평범하고 가난하지만, 착하고 성실하고 억척스러운 서민 계층의 여자와? 그런 경우도 가뭄에 콩나는 식으로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재벌들은 자기들끼리 결혼한다. 정치인, 재벌, 언론사 사주, 고위 공무원... 이들은 서로 자기들끼리 오랫동안 혼맥을 형성해 왔고, 아주 아주 드문 경우가 아니고서는 자기들 계층 밖의 사람들과 혼사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 왜? 중세 시대 유럽의 왕족과 귀족들이 그런 것처럼, 이들은 결혼을 통해서 부와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재벌 2세, 3세들과 결혼했다가 이혼당한 여배우들이 꽤 많다. 그녀들의 말에 의하면, 재벌가 여자들은 자신들을 항상 깔보았고, 대화를 하려고 해도 자기들끼리 영어나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하는 식으로 교묘하게 왕따를 시켰다고 한다. 이런 괴롭힘에 견디다 못해 결국 이혼을 하고, 재벌가를 나온 여배우들도 많다.

 

  재벌 2세나 3세들은 뭐하고 놀까? 남자들은 고급 룸살롱이나 텐프로에 가서 돈으로 여자들을 사고, 여자들은 고급 호스트바에 가서 돈으로 남자들을 사며, 그렇게 서로 변태적으로 성을 즐기며 논다. 뭐, 그런 경향은 재벌 1세들도 별로 다르지 않지만...

 

  그런데 이들이 그냥 자기들끼리의 영역에서만 머문다면, 텐프로나 호스트바에 가서 얼마나 놀건 별로 상관없으나, 문제는 얼마 들어 이자들이 서민들의 밥그릇까지 넘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 3세와 4세라는 것들이 더하다. 이자들은 돈은 있으나 경영 능력이 불확실한 관계로(실제로 삼성가의 재벌 3세들도 경영 능력이 아주 부진해서 손대는 사업마다 죄다 말아먹었는데, 돈으로 언론을 틀어막아서 뉴스에 안 나왔다고 한다.) 쉽고 편하게 먹고 살기 위해서 서민들의 업종인 구멍 가게와 호프집과 배달업과 빵집과 피자집까지 죄다 먹으려 든다.

 

  이러니 예전 같으면 회사 다니다 은퇴하고서 받은 퇴직금으로 구멍 가게나 잡화상을 하면서 먹고 살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뭘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부디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재벌 2세와 3세는 드라마 속에서 보았던 자상하고 낭만적인 왕자와 공주가 아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서민들의 밥그릇을 빼앗아 자기들의 뱃속을 채우려 드는 탐욕스러운 집단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