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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 정의를 위한 처절한 2인의 전쟁 국민 90%가 모르는 이야기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도 나온 지 꽤 되었는데, 얼마 전에야 읽었다.
저자의 신작인 와주테이의 박쥐들을 읽다가, 그 뒷편에 실린 광고를 보고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있게, 김영삼과 김대중이 목숨을 걸고 박정희와 전두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요즘같이 인터넷과 SNS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대에도 결코 정부에 맞서 싸우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그 서슬퍼런 시대에 과연 김영삼과 김대중이라는 탁월한 지도자가 없이, 국민들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일이 가능했을까, 하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그리고 한국 현대사에 가려진 여러 재미있는 비사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면서도 씁쓸했다.
박정희의 사생아인지, 아니면 국무총리 정일권의 사생아인지를 놓고 벌어졌던 정인숙 살해 사건의 뒷처리를 일본의 조폭인 야쿠자가 개입해서 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야쿠자들한테 사정을 했다는 대목은 무척 씁쓸했다.
그리고 일본의 극우파이자 전두환과 절친한 인사가 무지한 한국 언론에 의해서 무슨 양심있는 인사로 둔갑했다는 구절을 보고는 그저 허탈할 뿐이었다.
또, 지금은 비록 국민들에게 욕을 먹지만 1994년까지만 해도 김영삼이 지지율 90%를 달릴 정도로 인기있었던 정치인이었고, 특유의 고집과 뚝심으로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지 못하게 군 내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전격 해체시켜 버리고, 금융실명제를 실현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김영삼의 갈팡질팡하는 대북 정책 때문에 남북 관계가 틀어지고, 그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 직전까지 간 점은 참 위태로운 일이다.
아울어 IMF 사태 이후, 한국인들의 심성이 물질만능주의와 극단적인 자본주의 추종으로 흐른 점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어제 저녁, 식당에서 밥을 먹던 내 오른쪽 옆에 앉아있던 노인 4명은 "IMF가 20년은 더 가서 임금이 낮아졌어야 한다. 임금 올려달라고 시위하는 놈들은 모두 때려 죽어야 한다."라고 했다. "IMF가 20년은 더 가"면, 이 나라 경제가 완전히 망할 텐데 그런 사실들은 모르나? 어르신들, 어르신들 아들 딸 손자 손녀가 백수되면 좋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