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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마음 언어 - Language of the Mind
이은경 지음 / 치읓 / 2022년 2월
평점 :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 아들래미는 ADHD 진단을 받은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사실 유치원 때부터 산만하다고 선생님들이 종종 전화를 했었고,
평소에도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서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다니던 태권도 도장에서 이상한 관장한테 미운털이 박혀
우리 애만 혼난다는 얘기를 듣고 더러워서 안 보낸다 하고 관둔 적도 있다.
뭐 여튼 이런저런 문제가 보여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검사를 한 것이었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지금도 1년 넘게 ADHD 약을 꾸준히 복용 중이다.
근데 약을 먹어도 크게 효과가 없는 것도 있고
사실 나보다 친정어머니가 케어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우리 양육 태도나 말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꾸준히 했었다.
게다가 외동이라 비교 대상이 없으니 나는 내가 어릴 때만 생각하고
나는 저러지 않았는데 쟤는 왜 저럴까 하면서 아이에게 책임을 논한 적도 많았다.
여자인 나와 남자인 아들래미라 다른 건가, 혼자 갸우뚱거린 적도 있다.
나는 엄청 급한 성격이라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다그침만 많은 엄마란 걸
우리 친정엄마를 보면서 많이 깨닫게 됐달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대화법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골라본 책!
아이랑 있다보면 나만 문제를 느끼는 건 아니어서
친정엄마랑 요새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 오은영의 육아 프로그램일 정도이다.
하지만 늘 느끼는 거지만 이론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데 실천이 정말 어렵다.
현명한 부모라는 건 그냥 어른만 돼서 된다는 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나보다 훨씬 진정한 어른이라는 느낌이 강한 사람이었다.
평소에 아이랑 말해보면 나는 여태컷 대화가 아님 훈계질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일단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그렇게 하지마라는 소리를 달고 살았다.
아이가 얼마나 나와 대화하고 싶지 않았을까?
아이의 감정이나 기분을 알고 싶어 말문을 열고 나서도
듣다가 아이가 딴 소리를 한다던가 뭔가 마음에 안드는 소리를 하면
또 거기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이 앞섰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얼마나 모자란 인간인가에 대해 깨닫고 반성하게 된다.
우리 아이도 약 때문에 그런지 정말 짜증이 많은 아이였다.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아이에게 넌 왜 자꾸 짜증만 내냐, 노력은 하고 있는 거냐
은근 까내리고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나의 잘못된 대화법과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정말 아이가 나와 똑같이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반성을 하면서도 또 그때가 닥치면 신경질적이고 다그치는 엄마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조금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자고
이 책을 읽는 순간에라도 나를 다 잡고 반성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책의 내용이 정말 와닿고 좋아서 친정엄마에게도 일독을 권유했다.
저자는 정말 이상적인 대화법을 하는 어른이라 정말 현실에도 저런가 싶지만.
나도 열심히 내 감정을 조금이라도 다스리려고 노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