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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까봐 ㅣ 꿈공작소 5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1월
평점 :

책을 구매할 때 구매평과 평점을 보고 주로 판단하는 나로서는
10점 만점에 가까운 평점의 이 책을 구매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주문한 5권 중에 단연 기다려지는 책이었다.
소포를 뜯어 직접 손에 받아들기 전까지는 말이다.
책이 이렇게 크고 얇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것은 나의 판단 미스리라..누구를 탓하리.
왜 좀 더 신중하게 고르지 못했을까.
20장도 안되는 페이지..그냥 서점에서 서서 3분이면 다 읽을 분량과 그림.
책 값은 아끼는 것 아니라는 나의 마인드도 이 책 앞에서는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너무 머리가 굵어진 탓일까.
더이상 순수하지 못한 탓일까.
감수성이 죄다 달아나버린 탓일까.
이 책은..내가 구매한 책 중 최고로 후회되는 책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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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머릿속은 온통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밤하늘의 별에 대한 생각과
바다에 대한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소녀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기쁨에 겨웠습니다.
어느 날 소녀가 할아버지의 빈 의자를 보기 전까지 말입니다.
두려워진 소녀는 잠깐만 마음을 빈 병에 넣어두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아플까봐!"
소녀는 마을을 빈 병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목에 걸었습니다.
그러자 마음은 아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달라졌습니다.
별에 대한 생각도 바다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습니다.
어느 덧 소녀는 세상에 대한 열정도 호기심도 잊었습니다.
병은 점점 무거워졌고 몹시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소녀의 마음만은 안전했습니다.
세상에 대해 호기심 많은 작은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소녀는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을 것입니다.
소녀도 아이의 물음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소녀는 마음을 꺼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통통 튀어서 데굴데굴...
바다로 굴러갔습니다.
그곳에는 호기심 많은 작은 아이가 있었고
아이는 방법을 아는 듯 했습니다.
바로 그때 아이가...
마음을 꺼냈습니다.
마침내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의자는 채워졌고
병은 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