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2 사계절 1318 문고 105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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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현대사를 중심으로 하는 소설을 즐겨 읽었다.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하여 최근, 군함도까지 나에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지식들을 알려 주었다. 그 지식과 함께 따라오는 감동, 각종 인간상에 대한 관찰 등이 마약처럼 나를 역사소설로 이끌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읽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물론 이금이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상첨화로 이금이 선생님의 첫 장편 역사소설이라니 정말 큰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다. 1권에서는 1부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1902년에서 1939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수남과 채령의 삶이 바뀌고 수남이 황군여자위문대로 떠나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안 그래도 요즘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 때문에 늘 언론을 달구는 위안부 이야기라서 가슴 무거운 상태로 2권을 읽기 시작했다. 수남이에게 펼쳐질 가슴 아픈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낼까? 작년에 본 영화 "귀향"의 장면들이 눈앞에 스쳐 지나가며 두려움이 나를 습격해는데 다행히 수남이는  위안대에서 탈출하여 중국인의 도움을 받아 또 다른 삶을 살아간다. 수남이 덕분에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은 채령은 일본인으로 신분 세탁하여 아버지 사무소에 있던 사원 준페이와 위장 결혼하여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 많은 일본인이 이민갔고 그들이 경제적으로 성공하여 살아가고 있어서 일본인들이 1940년대에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것을 몰랐다. 생각해 보면 미국으로하여금 참전하게 만든 나라가 일본이니 일본인에 대한 분노로 인한 차별은 있었으리라 짐작은 했지만 강제수용소에 일본인들을 감금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채령의 삶도 평탄하지 않았다. 수남은 어렸을 때도 아무도 강요한 적이 없는 한글, 일본어 공부를 했고, 채령의 일본 유학에서 이웃 영국인에게 영어를 배웠듯이 중국에서도 미국인 집의 가정부로 취직하여 삶을 이어나갔다. 미국인이 미국으로 돌아갈 때 수남이도 동행을 하게 되고 미국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 나가며 결국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수남도 채령도 미국에서 삶을 꾸려 나가는데 그 사실을 서로 모르고 있으니 독자들은 애가 타고 그들이 만나게 되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하고 나름 상상을 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잠시 만난 수남과 채령 오빠 강휘의 만남이 그러하듯이 예측하지 못한 만남이 이뤄질까 했지만 둘은 결국 만나지 못하고 조국의 독립을 만나게 된다. 그 똑똑하고 야무진 수남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수렁으로 빠지고, 조국에 돌아온 채령은 무너진 가문을 되살리는 똑똑한 신여성이 된다.

2권후반부 이야기는 1권 처음에 등장한 다큐멘터리 PD가 다시 등장하면서 엉켜버린 두 사람의 삶을 풀어가는 것으로 마무리 되긴 하는데 캐릭터의 성격이 갑자기 흐뜨러져버려 이야기의 일관성이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우리 민족의 삶의 한 형태라 여기면 또 그럴 듯 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이금이 선생님의 동화를 읽고 자라 어른이 된 청년들에게 "우리 나라는 이런 아픔이 있는 나라야. 그러니 너희 들도 잊지 말아라"는 선물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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