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안경 아이앤북 창작동화 24
유지은 지음, 순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어린이들의 대화를 귀담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이들은 문장으로 대화하지 않고 단어로 대화한다. 그리고 말로 대화하기 보다는 감정을 먼저 표현한다. 

왜 때렸냐고 묻는 말에

"나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어요."

"내가 언제?"

"네가 비웃었잖아"

"그냥 웃은거지."

 

  대화라는 좋은 신의 선물은 창고에 고이 모셔둔 아이들은 느낌으로 판단하고, 감정을 내세우고 폭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려고 한다.

친구들의 마음상태를 짐작해보려는 마음이나 왜 그랬는지 차분하게 대화를 해 보려는 노력은 전혀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나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도 잘 모른다. 아주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은 때로는 폭력을 동반하며 멈출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곤 한다.

친구의 감정은 어떨까, 내가 친구 입장이었다면 나도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라고 하면 조금씩 이해를 한다. 긴 대화를 통해서야만 아이들은 조금씩 친구를 알아간다. 이럴 때 간단한 장치가 있어서 서로의 감정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면 갈등은 사라질텐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책 "수상한 안경"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봐"라는 어려운 과제를 아주 쉽게 풀어썼다.

경수는 반장 선거날 윤수에게 반장 자리를 빼앗긴다. 억울한 것은 윤수는 말을 더듬느라 연설도 제대로 못했는데도 아이들이 윤수를 뽑아 줬다는 것이다. 윤수보다 몇 배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날부터 경수의 눈에 윤수는 가시가 되어버렸다.

  나의 것이라 생각했던 선물을 다른 아이가 가져간 것 같은 억울함때문에 경수는 윤수가 미웠고, 사사건건 시비걸어오는 경수가 윤수는 정말 미웠던 것이다. 둘은 방과후 드디어 싸움을 시작했고, 어느 골목에서 만난 할머니 덕분에 서로 안경을 바꿔 쓰게 된다. 멀쩡하던 경수는 윤수의 말더듬 습관을 가지고 되고, 윤수는 평상시와는 달리 청산유수처럼 막힘없이 말할 수 있게 되면서 윤수는 경수의 입장을 경수는 연수 입장을 서로 알게 됨으로써 그동안 친구에게 무심했던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안경"이란 소재를 이용함으로써 겉모습, 성격, 습관, 단점, 장점까지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 친구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만 먹고, 한 박자 천천히 가며, 느긋하게 판단하면 충분히 줄 일 수 있는 각종 싸움에 대해 "공감"이란 어려운 과제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과 같이 역할극을 해 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고, 친구사이의 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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