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알면 영어가 쉬워진다 - 뇌의 메커니즘을 활용한 원리 학습법
정지환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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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라 영어와 담쌓고 살아온지 15년쯤 되었다. 4년전 쯤 미국 여행을 다녀왔을 때도 1달 가량 머물면서 내 영어 실력으로도 어렵지 않게 여행했다는 자부심으로 영어를 걱정하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브레이크는 딸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서 걸렸다.  내가 그랬듯이 준비없이 공부해도 그럭저럭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엉뚱한 믿음으로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 아이의 영어교육을 거의 방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걱정은 되어서 여러가지 영어 교육 관련서적을 읽으며  딸 아이에게 맞을 법한 영어 교육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제목, "뇌를 알면 영어가 쉬워진다"라는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영어 교육과 뇌의 작용에 관한 논문쯤 되는 어려운 책은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저자의 약력을 살펴봤다.

작가 정지환은 현 영어학원 강사라고 한다. 한국해양대학을 졸업한, 즉, 영어가 전공이 아닌 사람이 영어 교육에 관한 책을 쓴 것이다. 그렇다면 이해못할 만큼 어려운 이론을 내세우는 교육학은 아니겠다 싶어서 책을 살며시 펼쳐보았다.

그는 이 책을 4부분으로 나누었는데 1장에서는 기억계층시스템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설명한다.

흔히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으로 기억체계가 나눠진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데, 장기 기억을 다시 일화기억, 프라이밍 기억, 절차기억, 의미기억으로 나눈다는 것은 생소한 것이다. 즉, 영어라는 언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장기기억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화기억, 프라이밍 기억, 절차 기억, 의미 기억이 유기적으로 잘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그 중에서 절차 기억과 의미 기억의 유기적 결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로 말하기 절차 기억이라는 것이다.

많은 영어교육책에서 주장하는 영어 따라 말하기의 중요성의 이론이 여기에 있었던 모양이다.

2장과 3장에서는 기억력의 한계가 다른, 이해력이 다른 성인과 어린이의 영어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어린이는 의지에 따라 던어나 영어 문장을 그대로 외우고 익히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문법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워한다. 어른은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문법을 익히는 것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능력은 아이들보다 떨어지고 문장을 외우며 학습하는 것을 싫어한다" (P 80)

 

따라서 성인과 어린이의 영어 학습 방법은 기억 체계가 달라지므로 당연히 달라 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어린이와는 달리 듣기 절차기억이 퇴화한 어른의 경우는 문장을 듣고 기억하지 못하므로 영화, 드라마의 스크립트를 이용하여 읽고, 듣고, 말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주장하며 어린이의 경우는 초등학교 5,6학년이 되어야 영어 문법을 이해하므로 그전까지는 표현중심의 영어를 하다가 핵심적인 문법의 부분을 가르쳐 주고, 영어 동화책을 이용하여 문장 훈련을 하며 만화 영화나 시티콤을 보고 문장을 연습하고, 회화 훈련을 하라고 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어떻게 영어 강사가 되었는지 개인의 역사에 대한 언급이 있다.

사실 '비전공자'가 설 수 있는 공간이 적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요즘은 비전공자가 열성과 성실로서 전공자의 자리를 대신하는 경우가 참 많다. 작가 정지환씨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때까지 많은 영어교육을 책을 읽어 왔지만, 왜 영어를 크게 따라 말해야 하고, 문법은 늦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초등학교 5학년짜리 내 딸아이가 어떻게 영어를 하면 좋을 지 어느 정도 길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참 고맙다.

작가의 정성으로 대한민국 어른, 아이 모두 영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조금씩이라도 줄어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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