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s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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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21이란 시사 주간지를 14년째 구독중이다. 이 잡지를 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만리재에서'라는 꼭지는 편집장이 쓰는 꼭지다. 압축된 일주일의 삶이 들어 있는 듯 해서 나는 꼭지를 가장 좋아한다. 여러 명의 편집장이 이 글을 썼지만 오귀환 편집장의 글이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The news-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이 책은 바로 오귀환 편집장이 번역한 뉴스들이라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뉴스 9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기획한 사람은 정문태라는 분쟁전문기자인데 '제대로 된 눈으로 직시하고 제대로 된 가슴으로 전달하는' 아시아 각국의 기자 9명이 쓴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각 뉴스 앞에는 정문태 기자가 어떻게 이 뉴스를 각 기자로 하여금 쓰게 하였는지 뒷 배경이 소개 되고 각 기자가 쓴 뉴스가 나오며, 뉴스 뒤에는 뉴스에 필요한 역사적 사실, 인물, 용어, 단체 등을 사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9개의 뉴스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일본인 기자 나오키 마부치가 쓴 "살인마 혹은 혁명가 폴 포트를 좇다"라는 뉴스였다.

올해 초 캄보디아로 여행을 가기 위해 책을 읽던 중 내가 알고 있는 폴 포트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폴 포트라고 하면 자동으로 떠 오르는 "킬링 필드". 무고한 양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천하에 둘도 없는 "살인마"였던 폴 포트에게서 마부치는 "조용하고 지적인 지도자"를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이상적인 농민사회를 이루려고 한 혁명가적 열정을 우리가 모르고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인터뷰 뉴스도 흥미로웠는데 우리에게 안중근이 "의사"이고 일본사람에게는 "테러리스트"이듯이 무슬림에겐 희망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펜을 든 여전사들(PCIJ)의 세일라 코로넬의 에스트라다 대통령 뉴스는 참 신났다. 1984년 인도의 보팔에서 발생한 유니온 카바이드 공장 폭발 사건을 알려준 라아즈쿠말의 뉴스는 힘없는 약자들이 당해야만 하는 설움때문에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쁘라위 로자나프록이 쓴 "태국에서 임금님 문제를 말하는 방법"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정치적으로 후진을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하루 빨리 태국인들이 스스로 벗길 바란다. 인도네시아의 재벌권력에 의해 감옥살이를 하는 기자 이야기에서도 수없는 긍정의 끄덕임을 해야 했다.


  분쟁 전문기자가 왜 하필, 아시아 기자가 쓴 뉴스를 책으로 묶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현대사에서 분쟁이 발발하고 있는 지역은 서구 열강 즉 제국주의 국가와 싸움을 벌여야만 하는 아시아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의 논리에 의해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아시아인. 그들이 겪었던 피비린내나는 경험을 우리는 늘 서구의 언론을 통해 들어야만 했다. 피해자인 우리들의 소식을 가해자를 통해 듣는 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아이러니인가? 우리가 겪은 경험은 우리의 눈을 통해, 우리의 입을 통해 전해질 때 진정한 뉴스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이른바 개인출판의 시대이다.

소수 경제력을 갖춘 사람만이 활자화 된 책을 만들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키보드를 두드려 인터넷에 올리는 개인의 글이 기사화 되는 세상이다. 지금 이 순간, 나도 기자가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약자였던 우리 아시아인들이 점차 저력을 발휘하는 이 시대에 어떠한 힘에도 압박 받지 않고 내가 믿는 양심에 부끄럽지 않는 글을 쓰는 기자가 우리 주변에 넘쳐 나길 바란다.

급하게 책이 만들어졌는지 가끔씩 문맥이 맞지 않는 곳도 나오고 오타도 나오지만 재판, 3판 거듭할수록 실수를 줄일 것이라 생각한다. 괜히 호감을 갖게 되는 "아시아 네트워크". 앞으로도 눈여겨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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