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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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품이라고 하면 어떤 작품들이 주로 떠오르는가? 고전적인 sf라면 '스타워즈'를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sf작품을 많이 봐서 웬만한 건 식상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바로 이 책을 펼쳐보길 추천한다. 기존의 sf와는 결이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포털>과 <역노화>는 『퓨어』 등을 쓴 줄리애나 배곳 작가의 작품집 『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에 포함된 열 다섯 편의 단편들 중 하나이다. 해당 수록작들은 넷플릭스 등에서 영상화가 진행예정이다.

이번에 블라인드 가제본 이벤트로 <포털>과 <역노화>를 접할 수 있었다. <포털>은 어느 날 갑자기 사방 곳곳에 생긴 포털로 인해 '나'와 에이든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다. <역노화>는 죽음을앞둔 아빠가 역노화 과정을 선택하면서 딸인 '나'가 아빠의 역노화 과정을 함께하는 이야기다.

나머지 단편을 알 수 없지만 이 두 가지 단편만 볼 때 생각나는 키워드는 '그리움'이다.
<포털>의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닿고 싶어 포털에 손을 뻗고, <역노화>의 '나'는 아빠의 역노화 과정을 보며 아빠와 함께 했던 추억과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는 아빠와의 시간을 그리워한다.

두 가지 단편 모두 그리움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는데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 <포털>에서는 '포털'이라는 공간적인 장치로, <역노화>에서는 '역노화 과정'이라는 시간적인 장치로 그리움을 시각적으로 서술한다. 다른 수록 단편들도 이런 뛰어난 시각화가 드러나기에 영상화가 결정되었을 것이다.

웅장한 스케일과 역동적인 사건의 흐름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집에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 깊게 서술한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집에 만족할 것이다. 역동적인 사건은 없지만 역동적인 내면은 가지고 있는 작품집이다.
내면의 감정과 SF적인 요소를 이 정도로 적절히 섞은 책은 잘 없으리라 생각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러면 내 옆에 있을 것이다. 그 사람과 닿을 수 있는 검은 우주가. 이 책을 읽으며 그 우주가 당신들의 옆에 오길 바란다.

"아직 거기 있었다. 잉크처럼 검고 별이 총총한 우주가."(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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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
심아진 지음 / 상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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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가. '저 사람들은 왜 저런 행동을 하지?', '무슨 생각으로 저런 행동을 하지?' 등의 생각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 사람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겉으로만 보는 제3자의 생각일 뿐이다. 겉으로는 이상하게 보여도 그들은 그저 자신의 삶을 애틋한 마음으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이런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비상식적이고 비틀리게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녕' 이라는 애틋한 인사를 건네게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안녕, 우리』(상상, 2025)은 소설『숨을 쉬다』, 『여우』와 동화 『가벼운 인사』, 『행복한 먼지』 등을 낸 심아진 작가가 쓴 책이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총 6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안내>는 말이 너무 많은 애인인 은비로부터 도망쳐 젊은 나이에 비해 상늙은이처럼 행동하는 차휘랑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된 성준의 이야기이다. <커피와 하루>는 속을 숨기기에 급급하며 살아가는 커피를 좋아하는 여자의 하루들을 담은 이야기다. 표제작인 <안녕, 우리>는 유부남이 된 은호가 자신의 가족, 친구들과 경마장에 오며 젊은 해설사인 아청을 만나는 이야기다.
<혹돔을 모십니다>는 많이 모자란 혹돔닮은 횟집 직원 레이의 이야기를 담았고 <절정의 이유>는 죽은 연인의 반려견들을 보내며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는 지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지막에 실린 <불안은 없다>는 여러 명의 여자들과 바람을 핀 '나'가 전여친들이 모두 모인 카페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숲의 고요함을 담은 초록빛 표지와 다르게 단편 속 등장인물들은 초록빛보단 중심에 도달하지 못한 채 안개 속에서 헤매는 회색빛을 가지고 있다. 심아진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표지 속 초록빛을 기대했다가 작품의 인물들이 건네는 회색빛에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회색빛이 장점인 책이다.

"은호가, 실은 그러니까 내가 느닷없이 앉아 있는 아청의 머리에 입술을 댄다. 친구가 친구에게 하는 것이나 어버이가 자식에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입맞춤…….누가 말리고 붙들고 할 틈고 없이 순식간에 그렇게 한다. 은호는 이 초 혹은 삼초에 불과한 동안 온전히 나와 하나가 된다."(117쪽)

잦은 시점의 변화와 급작스레 바뀌는 작품 분위기와 인물들의 행동들을 담은 이 책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따뜻한 물에 발을 담글 때 느낄 수 있는 깊은 여운을 받을 수 있다. 작가는 세상의 수많은 일들 중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딘가 이상하지만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독자들, 우리는 어딘가 이상하고 어설픈 저 '우리'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안녕' 인사뿐이지 않을까. 어느새 그들에게 다가가 '안녕?' 이라는 말을 건네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안녕우리 #심아진 #상상 #상상출판 #단편 #단편소설 #서평 #서평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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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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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지고 살자.'

살아오면서 여러 매체에서, 어른들로부터, 또래 친구들로부터 많이 들어온 말이다. 참 좋은 말이다.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좋은 말이려니 하고 들어왔는데 요즘은 이 말을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살라는 거지?

이 책은 위 질문에 대한 혜안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최재천 박사님의 신간인 <최재천의 희망 수업>은 숙론의 화제로 삼을 만한 여러 주제들을 이야기하며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다룬 책이다.

전작인 <숙론>에서는 숙론의 의미, 숙론이 필요한 이유, 숙론을 하는 과정과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라면 이번 책에서는 배운 '숙론' 을 적용해보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숙론>을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를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숙론, 통섭형 인재 등 <숙론>에서 나왔던 단어들이 꽤 많이 나오기에 <숙론>을 읽고 이 책을 이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챕터(숙론의 화제)는 총 11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AI시대, 책읽기, 글쓰기, 인구 문제, 생태 등 챕터별로 다양한 내용들이 책에 담겨 있어 지루함 없이 몰입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에 담긴 박사님의 많은 실제 경험 이야기들도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몫한다.

언뜻 보면 주제들이 별로 연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박사님의 답을 챕터별로 나누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으니 결국 이 화제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기 위해 전부 필요하고 연관성이 있는 주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주제들을 '숙론' 을 통해 다루어야 한다는 것도 박사님이 늘 강조한다. 사실 아직도 '숙론' 경험을 해 본 적은 없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한 건 10분짜리(그마저도 의견교류가 적은) 토론 아닌 토론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말 해보려고 한다. '숙론' 경험이 있어야 타인에게도 '숙론'을 알려주고 같이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들과 협력적 경쟁을 하고, 자연을 보호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며 자연과 공생한다.

박사님께서 생각하는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세라고 본다. 짧게 요약했지만 이 문장만으론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최재천의 희망 수업>을 읽고 저 요약한 문장들의 깊이 있는 지혜를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큰 어른에게 받는 지혜의 도움은 엄청나다. 이 책은 삶이 힘든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조언과 힘을 크게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최재천의희망수업 #최재천 #인문에세이 #인문 #책추천 #샘터 #샘터사 #서평 #서평단 #서평단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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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태도다 - 호감을 얻는 자기표현 수업
김주미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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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스타일은 어떠한가요?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할 수 있는 답은 무엇일까.
평범하다? 캐주얼하다? 촌스럽다?

쳇바퀴마냥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스타일' 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 적은 없었다. '그냥 더럽지 않고 깔끔한 정도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만 가지고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고 일상생활을 보내기에 바빴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지내는 나에게 우연히 이 <스타일은 태도다> 책의 서평이벤트를 접하게 되었고, 스스로의 성찰과 반성을 위해 신청을 했다.

그리고 읽어보니 '일과 생활하는데 바빠서 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라는 말은 변명 그 자체임을 깨달았다. 못한 게 아닌, 안 한 것이었다.

이 책은 퍼스널 이미지코칭 전문가인 김주미님께서 집필하신 책이다. 작가님께서는 스타일은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자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이기에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며, 이는 성형 등의 인위적인 요소가 필요하지 않고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것도 아닌 그저 나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표정, 옷, 메이크업, 퍼스널컬러 등으로 세세하게 나누어 설명을 해주었다.

인상 깊은 부분은 이런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스타일' 을 위해 '아름다운 내면' 또한 중요하다고 서술한 것이다. 정신이 건강하고 내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책에서는 이미지코칭을 받은 사례도 같이 설명을 해주시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스타일과 이미지가 나의 생각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굉장히 많이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번에 여기서 설명한 부분들을 다 실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책에서 배운 부분을 통해 자그마한 것이라도 하나씩 실천하며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려 한다. 읽으면서 공부(?)하는 느낌도 들어 재미있었다.

스타일은 충분히 나의 노력으로 변화가능하다. 지금이라도 스타일에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길 꼭 추천한다.

*본 도서는 @dasanbooks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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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의 온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4
정다연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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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시와 산책' 이후로 개인적으로 시인께서 쓰신 에세이는 이번이 두 번째였는데 '시와 산책' 만큼 필사할 문장도 많았고 주변의 사랑을 서술하는 따스함에 올해 읽었던 에세이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책이었다.

이 책은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핀 에세이> 시리즈 중 네 번째로 나온 책이다. <핀 에세이> 시리즈 책은 이 책이 처음인데 첫 책이 마음에 들어 다른 <핀 에시이> 시리즈의 책도 읽어보려 한다.

책은 정다연 시인께서 본인이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한 에세이이다. 요즘 빠르고 정신없는 세상 속에서 여유를 갖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라 좋았다.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무겁고 좋지 않았는데 작가님의 일상을 보며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

특별할 게 없는 사람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일상을 서술하는 시인의 문장은 보통의 문장들과 다르다. 그래서 시인의 에세이가 좋다.

하나의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그들은 문학을 만들기 때문이다. 개성이 드러나는 문장들을 볼 때마다 문장 수집가가 되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이 책에서 내게 주는 문장의 온도는 따뜻했다. 시인께서 바라본 다정함이 여타 다른 책들이 준 다정함과는 달랐다.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문장이기에.
시인의 문장은 필사할 때도 새로움과 즐거움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일까?

사실 시는 부끄럽지만 초중고 시절에 접한 게 다였다. 그 시들도 공부를 위한 시였지 내가 원해서 읽은 시는 아니었다. 집에 있는 시집도 딱 한 권이다. (그마저도 아직 읽지 않고 있지만) 여태까지 내가 시의 세상에 발 들이길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다정의 온도' 를 읽고 정다연 시인님의 시는 이번에 도전해 보려 한다. 책을 통해 느꼈던 다정함을 시인의 시에서도 느껴보고 싶기 때문에. 무겁지 않은 따뜻한 평범함이 나를 시의 세계에 발을 디딜 용기를 주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시인은 어떤 문장으로 펼쳐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딱이다.

이 책과 연말 크리스마스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지내보는 건 어떨까? 소소하게 같이 귤을 까먹으며 보면 딱일 것이다.

*본 도서는 @hdmhbook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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