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새가 이사 왔대
정영감 지음 / 아스터로이드북(asteroidboo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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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내려온 속담이나 관용어들을 볼 때마다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라는 속담이 특히 그러하다. 그리고 이 그림책이 이 속담을 가장 잘 담아낸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이 그림책은 정영감 작가님의 그림책이다. 작가님의 다른 그림책이 있나 싶어 검색해봤는데 다른 책은 검색결과에 뜨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책이 작가님의 첫 그림책인 것 같았다. 하지만 첫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님 특유의 붓질, 먹을 쏟아내는 것 같은 이 강렬한 그림체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이 그림책은 질투 많은 멧돼지가 숲에 까만새가 이사 왔다는 소문이 퍼져 온 동물들이 그 소문에 관심을 가지자, 이에 질투심을 느껴 까만새의 험담을 숲속에 지겹도록 퍼뜨리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소문'으로 시작해서 '소문'으로 끝나는 그림책이다. 여기 나오는 소문들 모두 발이 없어 천 리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이 공통점이다. 차이점은 하나는 그냥 '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소문'과 '험담'이 같이 섞였달까.

자신에 대한 험담 섞인 소문을 들은 까만새의 모습, 반응을 이 그림책에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철저하게 소문을 들은 제3자인 동물들과 멧돼지의 감정, 반응만 그림책에서 묘사하고 있다. 한편으로 까만새가 진짜 등장했으면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졌을 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었다.

양치기의 소년처럼 소문만 열심히 내고 다닌 멧돼지는 자신이 내뱉은 말들이 까만새에게 화살이 되어 가길 원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화살을 맞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른 동물들에게 또 소문을 퍼뜨리는 멧돼지의 모습을 보며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고,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멧돼지의 행동과 언행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시점에선 내 작은 양심이라도 그래도 남아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는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나도 누군가의 '멧돼지'가 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으려고 한다. 내가 누군가의 '멧돼지'가 되지 않도록 나를 다잡기 위해. 말은 언제든 다른 사람을 그리고 나를 찌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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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즘 - 일의 불안과 의심을 넘어 나아가는 법
김재산 지음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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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으면 프로다."

요즘 즐겨 보는 예능, 최강야구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이 책을 집필한 김재산 작가님은 제일기획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었고 전 삼성 프로농구 단장직도 맡았었던 분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어떤 분인지 전혀 몰랐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작게나마 작가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프롤로그에 나와있듯 이 책은 작가님이 정의하는 플로의 직무 기술서이자 현장 지침서라 할 수 있다. 프로에 들어서는 길부터 프로가 되기 위한 7가지 자격, 프로가 되기 위해 해야 할 훈련(자세) 그리고 프로의 자기 경영 순으로 책의 목차와 흐름이 이루어져 있다. 세세하게 소제목, 부제가 나뉘어져 있어 챕터를 순서대로 보지 않고 필요한 부분부터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순서대로 읽었다.)

읽으면서 여러 문장에 표시를 해두었는데 전체적으로 '프로의 훈련' 챕터에 문장 표시가 많이 해두었다. 가장 실질적으로 프로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지 알려주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가장 지침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자기계발서 책과 비슷하게 이 책은 작가님의 경험이 많이 녹아있는 책이다. 거의 광고 대행 업무와 스포츠 단장으로서 겪었던 경험이 주다. 나는 스포츠를 즐겨보는 사람이고 내 동생이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농구에 대해서 종종 알려주었었다.) 작가님이 든 예시가 잘 와닿았지만 스포츠, 특히 농구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은 작가님의 글이 그렇게 와닿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프로란 단어를 경험과 풀어내면서 쓰여진 책이라 읽는 데 어렵지 않고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문장들(프로가 되기 위한 방법, 자세)이 당연한 말 아닌가? 라고 볼 수 있지만 읽을 수록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프로인가? 라는 성찰을 처음으로 할 수 있었다. 살면서 '프로' 라는 말을 남에게 주기만 했지 나에게 들이민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여기에 나오는 프로가 되기 위한 훈련(방법)들이 사실 내가 몸담고 있는 일에서는 사실 다 적용할 수 없다. 그래도 전체적인 큰 틀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설명하는 프로의 7가지 자격을 위한 훈련을 어떻게 할 지 내가 하는 일에 맞게 고민해보고자 한다. 나도 '프로'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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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완두콩
조수진 지음 / 어흥대작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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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완두콩 #어흥대작전 #​조수진 #서평 #서평단 #그림책 #​완두콩 #꿈 #자신감 #자존감

'편식하면 안 돼. 콩도 먹어야지.'

식사에 완두콩 관련 메뉴가 나올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며 음식을 먹기를 꺼려하는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늘 저 말씀을 하셨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완두콩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말하라고 하면, '초록색', '먹기 싫다', '이상하다' 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사실 완두콩이라는 단어는 내겐 썩 그리 좋은 감정을 주는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이 내게 부정적이었던 단어인 '완두콩'을 긍정적인 단어로 바꾸어 주었다. 제목은 '위대한 완두콩'. 조수진 작가님이 글과 그림을 모두 다 담당하셨다고 한다. 조수진 작가님 그림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작가님의 그림책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지만 책의 소개글에 있는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이 그림책에 끌릴 수 밖에 없었다. 작년 2023 우수출판콘텐츠 부문에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은 완두콩 밭에서 자라고 있던 한 작은 완두콩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밭에서 벗어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완두콩 밭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완두콩들은 꿈이 멋진 완두콩 통조림이 되는 것이다. 표지를 넘기면 처음에 바로 완두콩 밭이 나오는데 트럭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펼쳐진 완두콩 밭 그림이 정말 예술이다. 이 그림 하나만 그려도 시일이 꽤 걸렸을 것 같은데 펼칠 때마다 그림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내용도) 다음 그림으로 완두콩 통조림이 쭉 이어져서 통조림마다 글자가 적혀 있는 일러스트가 나온다. 내 느낌이지만 그림을 봤을 때 앤디 워홀의 작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간략하게 완두콩 밭의 완두콩들에 대해 소개한 후, 유일하게 이 중에 완두콩 통조림이 되는 것이 꿈이 아닌 한 완두콩이 나온다. 이 완두콩은 자신의 꿈이 우주 비행사라 말하지만 다들 이 완두콩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완두콩은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훈련을 한 이후에 완두콩 밭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며 완두콩에게 힘든 시련이 여럿 닥칠 때마다 완두콩 밭으로 돌아오라며 그러면 편해질 거라며 속삭이지만 완두콩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 뒤에 완두콩이 꿈을 이루었는지는 그림책을 통해 확인했으면 좋겠다.

그림만으로 시선이 가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작고 평범한 존재라고 볼 수 있는 '완두콩' 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대단하고 특별한 존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으며 노력하면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주인공 완두콩이 자신과 같은 완두콩 친구들을 보며 기뻐했을 때 나도 같은 감동을 느꼈다. 이해받지 못한 슬픔에서 벗어나 나를 이해하고 나와 같은 사정의 존재들을 만났을 때 얼마나 위로받았을 지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위대한 완두콩의 여정을 다른 사람들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림에 감탄하고 내용에 감동받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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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그림책 학급운영 - 새 학기, 새 학급을 위한 행복한 한해살이 프로젝트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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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서평 #교육과실천 #초등그림책학급운영 #그림책사랑교사모임 #그사모 #책 #그림책 #학급운영 #초등 #학급경영

2월은 교사에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임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아쉬움과 후련함으로 1년을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 학기에는 어떤 학년을 만날 지 긴장되고 맡은 학년에 맞게 학급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달이다. 여러 고민을 하면서 그림책을 활용하여 학급운영을 하는 여러 사례를 보게 되었다. 최근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참이었기에 그림책을 활용한 학급운영 책 또한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만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은 그림책사랑교사모임(줄여서 그사모라 하겠다)에서 지었다. 이 책 뿐만 아니라 그사모에서 집필한 그림책 학급운영 관련 책이 굉장히 많이 있다. 초등 그림책 수업도 상당히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 책도 읽으면서 많은 학급운영 사례와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학급의 하루/학급의 일 년/인성 교육 - 크게 3부분으로 주제가 나뉘어져있다. 그리고 각 주제에 맞는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활동 사례를 보여주는 것으로 책이 구성되어있다. 그림책 소개와 함께 '인사', '1인1역' 등 키워드와 같이 학급운영을 소개하는 점이 이해가 쉽고 사례별로 정리하기에 편리해서 좋았다. 활동 방법도 순서대로 구체적이고 알아보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 각 활동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사진도 같이 제시되어 있기에 교실에 적용한다면 이렇게 적용할 수 있겠구나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키워드, 그림책, 활동을 소개하고 나면 끝에는 항상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도 같이 넣어주기에 참고도 되었고 다양한 그림책을 알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워낙 많은 사례들이 있어 일 년 동안 이 사례들을 다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목표를 정하고 이 중에서 할 수 있는 사례 2~3개를 골라 해마다 적용을 해보려고 한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말 책이 아니라 지침서처럼 옆에 계속 두고 같이 함께 할 책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활용한 학급 운영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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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둘이 되었다고?
브로콜리2호 지음, 윤지경 그림 / 춘희네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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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둘이되었다고 #춘희네책방 #브로콜리2호 #윤지경 #서평 #서평단 #그림책 #손톱 #나 #또다른나 #햄스터 #전래동화 #손톱먹은쥐

어릴 적 사촌 언니가 집에서 햄스터를 키운 적 있었다. 동물을 무서워하는 난 케이지 속에 있는 햄스터의 귀여운 외모만 볼 수 있을 뿐이었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에 사촌 언니 집에 갔을 때 케이지는 이미 없었고 햄스터는 죽은 뒤였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떠오른 햄스터와 관련된 기억이었다. 이 그림책은 글 작가님은 브로콜리 2호라는 분이고, 그림은 윤지경 작가님이 그리셨다. 겉표지와 제목만 보아도 처음 내용은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했다. 어떠한 이유로 둘이 되었고 아마 그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고 해결이 되는 이야기겠구나. 읽어보니 추측한 내용 그대로였다. 하지만 추측한 내용이 똑같다고 해서 김이 빠지고 시시한 것은 아니었다. 그림책에서 전래동화 '손톱 먹은 쥐' 내용을 차용해서 재미있게 각색하여 풀어냈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3학년이 된 영우가 엄마 말도 듣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고, 집안을 깨끗하게 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하며 빈둥빈둥하게 지내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보다 못한 엄마가 스마트폰을 뺏어 버리고 그것에 화가 난 영우는 씩씩거리며 손톱 발톱을 자르는데 그 손톱의 일부가 영우가 키우던 햄스터 '햄식이'의 케이지 안으로 우연히 들어가게 된다.
영우의 무관심 속에 배고프던 햄식이는 손톱을 먹게 되고 영우처럼 변한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 목소리를 가진 가짜 영우를 보며 영우는 처음에는 좋아한다. 가짜 영우가 학교도, 시험도, 청소도 모든 것을 다 대신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의 사랑이 점점 가짜 영우에게 가자 초조해진 영우는 가짜 영우에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지만 되려 진짜 영우가 햄스터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그 뒤의 흥미로운 내용은 그림책을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쭉 읽으면서 느낀 이 그림책의 특징은 먼저 앞에서 언급했듯 전래동화 '손톱 먹은 쥐' 의 내용을 비슷하게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전래동화를 많이 접할 기회가 없는데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같이 '손톱 먹은 쥐' 이야기도 보여주면 조합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실감 나는 인물들의 표정이다. 특히 주인공의 영우의 표정이 그림만 봐도 이해될 정도로 실감 나게 그려진다. 아이들과 진짜, 가짜 놀이를 하며 마임 놀이 비슷하게 활용하면 재밌을 것 같다.

인상 깊은 장면은 '손톱 먹은 쥐'와 달리 엄마가 햄스터로 변한 진짜 영우를 바로 알아보아서 영우가 다시 돌아왔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스포를 해버렸다.) 영우가 다른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해서 자신이 가짜 영우를 쫓아내는 그런 결말일 줄 알았는데 엄마가 바로 알아봐서 돌아왔다는 게 내 나름의 반전 포인트(?)였다.

또 다른 나가 생기면 어떨까? - 라는 생각은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생각은 해봤지만 막상 이야기의 주제로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나가 생기면 어떨까? 라는 가정을 시각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내가 둘이 되었다고?> 그림책을 활용하여 아이들과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흥미로운 활동을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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