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힐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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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칼과 흙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학창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한번은 이런 경험을 한 적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그 경험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조각'이라는 행위가 남들과 달랐던 소년이 있다. 이 책은 그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샌드힐」(2025)은 하서찬 작가가 집필했고, 삽화는 박선엽이 맡았다. 「빨래는 지겨워」, 「피크닉」 등의 글을 쓴 글 작가는 2018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 신진극작가로 선정되어 현재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림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삽화나 「조지 오웰 소설 전집」 시리즈 중 일부의 표지 작업을 한 경력이 있다.

사고로 형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이혼한 부모님 사이에서 아빠의 강요로 중국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 주인공 '지훈'. 중국 학생들의 멸시로 적응을 못하는 지훈이 유일하게 하는 것은 반 친구들을 조각하는 일이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좋아하는 여학생 '라희'의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려다 불량 학생들에게 들켜 라희가 얻어 맞게 되고 혼수상태에 빠진 라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혼란스러워하던 지훈은 수일 내 형으로부터 호흡기를 떼겠다는 말을 듣게 되고 같은 반인 장과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아이들은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다. 형을 잃은 상처를 가진 지훈, 어디서도 소속되지 못한 상처를 가진 라희, 공안에 아빠가 붙잡힌 상처를 가진 장이 그렇다. 이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소설의 큰 묘미라 할 수 있다.

지훈의 성장 과정에 '조각' 이라는 행위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훈은 반 친구들과 형을 조각하는 일을 끊임없이 수행한다. 선생님이, 아빠가 강압적으로 막고 빼앗으려고 해도 굴하지 않는다. 지훈에게 '조각'은 힘든 현실을 견디기 위한 최후의,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중국'이라는 배경은 이 소설의 큰 특징이다. '대한민국' 내의 장소를 주 배경으로 하는 일반적인 청소년 소설과 달리, 「샌드힐」(2025)은 '중국 학교' 라는 배경을 통해 공안, 탈북, 차별, 소외 문제를 좀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에 있는 형과 라희에게 갈 수 없는 지훈의 심리적 거리감과 좌절도 '중국' 이라는 배경을 통해 더 잘 보여준다.

챕터마다 들어간 삽화도 소설의 분위기를 더 잘 나타낸다. 여러 색을 쓰지 않고 배경과 비슷한 색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챕터마다의 다른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삽화도 소설의 감상 포인트다.

이런 내용과 삽화, 배경에서 큰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샌드힐」(2025)은 아픔을 가지고 그저 떠돌아다니며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책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상처를 가지고 혼자서 그것을 안은 채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한다. 무너지려는 지훈을 붙잡아 주고 같이 걸어가는 친구들을 보며 독자들은 '나도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woongjin_junior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웅진주니어 #샌드힐 #청소년소설 #하서찬 #박선엽 #서평단 #서평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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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마지막 가르침 (30만 부 리커버) - 삶의 자유를 위한 부의 알고리즘
다우치 마나부 지음, 김슬기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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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가져가야 할 돈의 설명서
- 「부자의 마지막 가르침」(2024)를 읽고

2024년에 출간되어 한 해 동안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켰던 책이 있다. 바로 「부자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사랑을 받었던 이 책이 올해 귀여운 일러스트 리커버 표지로 돌아왔다.

「부자의 마지막 가르침」은 다우치 마나부(1978~)의 대표 저작이다. 그는 도쿄대학 공학부를 졸업하고 2003년 골드만삭스 증권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16년간 국채, 환율 트레이딩에 종사했으며 2019년에 퇴직 이후 현재는 집필 활동과 함께 돈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교양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즉, 인물의 관계성, 소설의 배경, 줄거리보다는(물론 이들도 소설에서 정말 중요하다.) 소설의 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더 중요한 소설이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돈의 쓰임새를 알려 주는 돈의 교양 소설' 이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줄거리는 중학생인 유토와 회사 사장의 추천을 받아온 회사원 나나미가 대부호인 '보스'의 저택에 가서 보스의 돈, 사회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총 6개의 수수께끼가 나오기에 챕터도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수께끼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돈의 가치, 돈의 힘과 문제 해결력, 돈의 총량의 문제, 돈의 격차 문제, 증여와 경제 발전, 더불어 나아가는 사회- 로 키워드를 잡을 수 있다. 수수께끼를 풀며 나타나는 유토와 나나미의 내면적 성장도 관전 포인트지만 무엇보다 보스와의 대화를 통해 '돈의 본질' 을 독자도 두 인물처럼 배우고 성장하게 만드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사람이 1억 2천만 명이나 있으면 의자 수가 줄어드는 것도, 내가 누군가를 밀어내고 있는 것도 알아채기 어려워. 모두 함께 돈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지."
"의자 살 돈을 모을 게 아니라 당장 의자를 만드는 편이 낫겠어요."(126p)

'연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그냥 무조건적으로 돈을 많이 모으면 되는 거 아니냐?' 는 유토의 질문에 답한 보스의 말 중 일부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모아도 사려는 물건이 부족하면 가격은 오른다. 돈이 많은 사람은 한정된 의자에 앉을 수 있지만 누군가는 의자에 앉을 수 없다. 결국, 사회 전체의 미래를 위해선 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앉을 수 있는 '의자', 즉 생산력을 늘려야 한다고 보스는 주장한다.

인용한 부분에서도 보이듯 이 책의 장점은 돈의 순환과 총량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위의 부분처럼 쉬운 예시를 통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 것이다. 내용도 쉽고 쉽게 읽는 문체로 쓰여졌기에 경제 공부를 하려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기 좋은 책이다.


"세계는 증여로 이뤄져 있어. 내가 타인에게, 타인이 나에게 증여를 하고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증여가 일어나는 거야. 그 결과로 우리는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어. 그걸 보충하는 게 돈이라고 나는 생각해."(221p)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책이 돈, 경제를 논한 다른 저서들과 큰 차별성을 드러낸 부분이기도 하다. 대부분 다른 경제 경영 도서는 '나'의 재테크, '나'의 투자에 집중한다.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나'를 넘어서 '우리', '사회 전체'의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를 강조한다. 그리고 이 미래를 위해 돈을 제대로 알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이 이 책의 차별점이다.

이 책은 돈에 관심이 있고 경제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여태껏 경제가 어렵게만 느껴졌다면 이 책의 한 페이지라도 펼쳐보면 어떨까? 책 한 권으로 나의 돈의 멘토를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_book_romance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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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는가 - 부자들이 말해주지 않는 66가지 돈의 진실
박성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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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위해선 돈에 미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 박성현의 《부자의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는가》(2025)

'경제적 자유' 를 꿈꾸는가?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경제적 자유란 각 개인이 자기 의지로 행동하면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이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이 모여 노동없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가 유행했을 때 주식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어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하고 관심을 가질 때 더불어 알려진 단어이다.

《부자의 시간은 어떻게 되는가》(2025)는 바로 이 경제적 자유의 첫걸음을 도와줄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인 박성현 작가는 1평짜리 월세방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100억대 자산가이다. 소위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저서로는 《매직 스플릿》, 《달러 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등이 있다. 저자는 냉혹한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돈에 미쳐서 살았는지, 이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찾을 수 있었던 방법을 책에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부자의 마인드, 2장은 부자가 일에 시간을 쏟는 이유, 3장은 성공적인 투자 방법 그리고 4장은 부자가 인생에서 어디에 시간을 쓰는지 설명하고 있다.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마인드, 일, 투자, 인생' 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책은 돈으로 시작하여 돈으로 끝나는 책이다. 돈을 위해 가져아 할 마인드, 돈을 위해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 효과적인 돈 투자 방법, 돈을 위한 인생을 총 66가지의 교훈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돈을 위한 전반적인 자세와 전체적인 큰 틀의 투자 방법을 알려주기에 사회 초년생이나 투자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적합하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쉬운 예시와 함께 서술했기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경제 책은 어려워서 쉽게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한계를 꼽자면 투자의 방법을 세세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분할 매수를 하면 앞으로도 더 많이, 더 싸게 사야 하기 때문에 사고 나서도 하락을 원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내가 사면 내리는 상황을 불행이 아닌 행복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p.187)

이란 부분이 있다. 투자에서 분할 매수, 분할 매도 전략을 강조하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분할 매수, 매도하면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또한 달러와 엔화 투자에 관해서도 언급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법은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구체적인 투자 방법을 원하는 독자는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돈과 관련한 마인드셋을 잡아주는데 정말 유용하다. 특히,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투자가 중요하지, 노동은 중요하지 않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생각 거리를 안겨줄 책이다.

예를 들자면 2장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받는 만큼만 일한다' 라는 생각으로 조용한 사직을 선택한 사람들은 '일할 만큼만 준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조용한 해고'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p.91)

받는 만큼 일했다가 그조차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받는 만큼 일하지 말고 일하는 받고 싶은 만큼 일하여 경험과 노력을 쌓으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워라밸을 언급하며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깨며 돈의 마인드셋을 재정립하게 도와준다.

경제적 자유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 책을 펼치자 마자 인생 선배가 여러분에게 건네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을 바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부자의시간은어떻게돈이되는가 #박성현 #다산북스 #경제경영책 #서평단 #서평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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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 심문과 자책의 언어에서 인책과 책임의 언어로
고쿠분 고이치로.구마가야 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 에디토리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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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가야 신이치로, 고쿠분 신이치로의 《책임의 생성》 - 중동의 패러다임으로 '나'를 바라보자

'중동태'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능동태, 수동태는 영어 문법을 공부할 때 많은 사람들이 접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중동태'는 어느 영어 문법책을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다. (만일 있다면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궁금하니까.)

중동태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사전적 의미가 이렇게 나온다.

중동태: 능동과 피동의 중간에 위치하는 태. (네이버 국어사전)

예를 들면, '영희의 차가 시동이 잘 걸린다.' 에서 '걸리다'는 형태상은 피동사이나 의미는 능동인 문장이 그 예다. (네이버 국어사전)

고쿠분 신이치로와 구마가야 신이치로의 저작인 《책임의 생성-중동태와 당사자 연구》는 바로 이 '중동태' 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나'를 발견하려 한다. 이 책은 중동태와 당사자 연구의 전문가인 두 저자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중동태의 세계-의지와 책임의 고고학》을 저술한 고쿠분 고이치로는 와세다 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종합문화연구원 교수로 재직하며 철학과 현대 사상을 가르치고 있다. 구마가야 신이치로는 도쿄대 의학부를 졸업하여 소아과 의사로 일하다 현재는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재활의 밤》, 《당사자 연구-등신대 '나'의 발견과 회복》 등이 있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장까지 합하면 총 5장이라 볼 수 있다. 우선 1장인 <의지와 책임의 발생>에서 저자는 중동태의 정의와 의지와 책임의 생성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2장인 <중동태와 주체의 생성>에서는 의지의 의미와 의지의 '몰'적, '분자'적 상태에 대해 설명하며 ASD 치료의 타자적 접근에 대해 고찰한다. 3장인 <자기감, 타자, 사회>는 타자의 필요성과 당사자 연구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중동태와 책이>은 중동태 세계에서의 주체와 책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을 고르자면 3장과 4장이다. 1장과 2장이 중동태의 세계를 다시 복습해주었다면 3장과 14장에서 중동태 세계에서 당사자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당사자 연구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스스로 정신장애를 연구하는 것이다. 의사 등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증상과 생활의 어려움을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어떻게 당사자가 대처할지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자기 안에서 저절로 생성되어야 할 이 책임이 중동태의 패러다임 속에서 '흐름의 연속체'로서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 주장한다.(p.338)
이 책의 내용상 특징은 정신장애의 '치료'를 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사자 연구는 치료가 아니다. 책에서는 당사자 연구를 통해 중동태의 패러다임에서 책임을 가지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다룬다.

이 책의 형식상 특징은 앞에서 언급했듯 두 저자의 인터뷰 형식이라는 점이다. 바로 앞에서 대화하는 것을 듣는 것처럼 실감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인터뷰를 그대로 담아와 번역했다는 점에서 내용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그대로 흐름을 따라 읽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요약, 정리된 느낌의 책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뒤의 옮긴이 후기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중동태, 당사자 연구, 정신 장애 등 다루는 소재만 봐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소수자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줄 책이라 생각한다. 어렵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두 저자의 철학적인 혜안과 깊이있는 대화에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에디토리얼 #책임의생성 #구마가야신이치로 #고쿠분신이치로 #박영대 #중동태 #당사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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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철학 상담소 - 연중무휴 고민 상담 중 생각하는 10대
이진민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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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여러분은 그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싶은가?

여기 한번쯤은 들어본 철학자들이 영업시간 상관없이 항상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소가 있다, <열두 달 철학 상담소>가 그것이다.

<열두 달 철학 상담소>라는 책은 지학사의 단행본 브랜드인 북트리거에서 나온 책이다. 책은 이진민 씨가 쓰셨는데 한국과 미국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독일에서 글을 쓰고 강의를 하신다고 한다.
대표 저서로는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언니네 미술관> 등이 있다.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바꾸는 데 관심이 많으시다고 하는데 이 책도 그 관심이 많이 들어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달별로 고민들을 각 철학자들의 입장에서 풀어낸 책이다. 1월의 작심삼일에 대한 고민은 아리스토텔레스, 3월의 신학기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대한 고민은 루소와 아우렐리우스, 8월의 분노의 여름을 잠재울 만한 고민은 장자 등 고민-철학자가 1대1로 묶여 있다.

책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루소, 장자, 공자, 보부아르 등 동양과 서양 철학자가 골고루 등장한다. 책의 난이도는 위의 철학자들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무방한 난이도다. 중간에 작가가 철학자의 저서를 일부 인용한 부분도 있지만 바로 작가께서 그 부분을 해설해주시기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등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다소 쉽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맹자의 성선설 등 각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을 책에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도움을 주는 책이므로 철학자들의 생각에 대한 깊은 내용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철학을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철학의 연못에 발을 담가 보는데 이 책을 추천한다.
거기다 소제목이나 인용 부분의 알록달록한 글씨 색깔과 삽화는 읽는 데 지루함을 덜어준다. 고민의 내용도 솔로, 웃음, 작심삼일, 인공지능, 새로움 등 현대인들이 평소에 자주 생각하고 접하는 주제들이기에 공감하고 재밌게 볼 수 있다.

4월의 고민인 '개그를 다큐로 받는 애들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생긴다. 같은 상황에서 왜 누구는 웃고 누구는 화를 낼까요?'(69쪽) 홉스와 니체라는 철학자를 가져온 점이 돋보였다. 항상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웃음' 이라는 요소가 '남의 불행을 즐거워할 때 나오는 것. 단, 사악한 마음은 아니고 좋은 양심을 가지고 있을 때 나오는 것' 이라는 니체의 주장으로 설명한 것은 웃음이 타인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작가는 4월의 고민에 대한 답을 '웃음은 타인을 향하기보다 나를 향할 때 가장 건강한 힘을 낸다고 생각해요.'(81쪽) 라고 전한다. 타인에게 주는 웃음만 생각한 사람들은 위와 같은 고민을 가진다. 작가가 전한 이 주장은 웃음의 객체를 '타인'에서 '나'로 바꿈으로써 위의 고민을 창의적으로 해결한다.

꽃이 피어나는 봄, 주변이 초록빛이 되는 여름, 낙엽잎이 떨어지는 가을, 눈이 내리는 겨울… 계절마다, 달마다 사람들 모두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진다. 이럴 때 늘 나의 곁을 지키며 내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같은 책, <열두 달 철학 상담소>를 권한다.

* 이 책은 @booktrigger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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