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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단어
홍성미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아홉 단어 속에 앞뒤 다른 그녀들이 숨겨 놓은 삶에 관한 이야기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멋진 표현을 썼다. 우리가 하루 종일 사용하는 말들이 곧 우리들을 규정한다. 이 책은 홍성미, 류수진, 이경아, 김혜원 님 등 4명의 저자들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40년의 지구별 여행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 왔는지 따라가는 재미가 좋았다.
우리 모두는 한 권의 책이다. 삶 자체가 책인데 이를 활자로 변환시키는 재주가 있다면 그(녀)를 우리는 작가라 부른다. 치열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치열하게 살아갈 그녀들을 읽는 시간, 즐거웠다.
류수진님은 나이 서른에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특히 첫째 딸에게 엄마가 되는 훈련을 호되게 받았다. 딸이 4살이 되었을 때 포크댄스 강의 섭외가 들어왔다. 모든 동작을 단시간에 암기해야 하고, 몸에 익혀 설명까지 해야 했다. 딸이 선뜻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두 살짜리 아들을 아기띠에 매고 춤 연습을 했다.
'이 나이 먹고 내가 이 짓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그땐 아주 젊고 생생했음을 깨닫는다.
이제 마흔,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걸어온 길 모두 스스로 선택한 삶이엇기 때문이고 그 흔적이 너무도 소중하니까. 두 번째 스무 살, 멋지게 살아볼 요량이다.
홍수진님은 살아보니 비로소 깨닫게 된 것들이 있다. 밝은 성격에 가만히 있어도 눈에 띄는 외모와 패션으로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으로 점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면서 타자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착한 여자 콤플렉스'로 살았다. 26세에 결혼하고 이민을 염두에 두었으나 불발되어 시부모님과 신혼생활을 했다. 서른이 되던 봄, 사업자를 내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마. 죽는 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려면.'
쥐뿔도 없었지만 해결 가능한 것들부터 하나씩 도장 깨기를 시전했고 부족한 경력을 부지런히 쌓았다.
망설이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조금 더 과감하게 인생을 설계해도 좋습니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이겨내세요.
마침내 내가 맞다는 것을 결과로 중명해 보이면 됩니다.
이경아님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하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들도 있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해 되돌아 오기도 한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만들어 그 시간으로 가득 채워진 삶을 보내고 싶다.
사람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 결국 나이는 꾸준히 잘 먹고 있으니 해마다 내가 몇 살 인지 곱씹을 시간에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나를 만나겠다.' 그래서 그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왔다.
김혜원님은 어려서 운동 신경이 빼어나게 좋았다.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삼십 살이 되면 모든 걸 이뤘을 줄 알았다. 막상 스물아홉이 되니 생각과는 다른 현실투성이였다. 미완성만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그들이 정한 9단어는
1. 나이
2. 무식
3. 터닝포인트
4. 인연
5. 센 척
6. 첫 경험
7. 고백
8. 좋아하는 것
9. 인생명언 등 9개의 키워드로 살아온 삶과 사유를 풀어낸다. 경쾌하다.
책 속 문장을 찾았다.
'부끄러움'이란 자랑스럽지 못하여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운 것인지 모르고 무례하게 행동하여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있다.ㅡ63쪽
무식(無識)이란 배우지 않은 데도 보고 듣지 못하여 아는 것이 없음을 뜻한다. 배우지 못해서 아는 것도 없지만, 많이 배운 사람이어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다.
67쪽
무지(無知)란 원래부터 아는 것이 없음을 뜻한다. 그런데 스스로에게만 지나치게 매몰될 경우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더 상처받기 쉽고, 외로워지기 쉽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고 귀 기울이며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무식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ㅡ67쪽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되어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기를 저자들을 바란다. "안 해 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 보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더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나이 때문에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삶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지금, 여기가 가장 어리고 젊고 패기만만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날마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도전을 하면서 부단히 깨어지고 부서지지만 점점 근육이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맷집 좋은 지구별 여행자가 되어야겠다. 언젠가는 온전히 쓰임 받는 순간이 올 것을 믿는다. 기회는 준비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거인들을 깨워보지도 못하고 걱정과 불안 속에서 평생을 낭비하지 말자. 실패는 없다, 한 번의 경험이 있을 뿐.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지구별 여행자들을 위하여.
이 리뷰는 도서인플루언서 인디캣님을 통해 모모북스의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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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결혼과 육아를 계획하는 동생들은 잘 들어봐!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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