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육지인의 눈으로 읽는 제주 문화 이야기
최미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7월
평점 :
육지인의 눈으로 읽는 제주 문화 이야기 최미경 지식과감성
이 리뷰는 지식과감성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발간사가 있다. 송성대 교수님은 이어도연구회의 연구위원으로 '이어토피아', '이어도 항로'라는 신조어를 탄행시킬 만큼 제주인의 지역 정신에 대해 연구했다 '해민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주를 선도해 온 세력이 해민이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저자 최미경님은 이어도 연구회에서 송성대 교수님의 연구원으로 송성대 교수 생전에 '해민정신' 파일을 받아 그의 학문적 이론을 정리한 최종 결과물을 책으로 발간했다.
문화지리학자 송성대는 <제주인의 해민정신>에서 "사면이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에 의해 제주 문화는 한반도 문화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간의 삶은 지리적 환경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강, 산, 산맥, 바다 등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자연의 지배를 받는다. 지리학에서는 자연환경이 인간의 생활 무대가 되어 삶을 변화시키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자연을 이해하면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제주도 문화는 '화산재로 된 산고원야의 풍다도'라는 환경을 기반으로 이해해야 한다. 제주는 어느 지역보다 문화 다양성을 간직한 곳이다 해양 문화적 요소, 독자성과 토착성, 민중성 등이다. 제주는 민중 지향 성향이 특히 강하다. 제주는 어느 지역보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터전으로 한다. 제주인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지역 정체성은 무엇일까.
한라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높이에 따라 산악 지대, 중산간 지대, 해안 지대로 구분한다. 한라산을 남북으로 나누면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되고 동서 끝에는 성산과 한경이 있다. 제주인의 삶은 신비를 간직한 한라산과 닮았다.
제주도는 전체 면적의 80%가 뜬 땅이다. 화산회토인 '뜬 땅'은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비가 그치면 금방 부석부석 말라 버린다. 그래서 제주는 물이 귀하다. 물을 머금을 수 없는 땅이다.
뜬 땅 동쪽에서는 뿌리채소를 심고 된 땅 서쪽에서는 잎채소를 심는다.
제주인들은 사나운 폭풍과 파도와 싸워 이겨야 하는 바닷사람 즉 해민이 되어야 했다.
'해민'은 선박을 소유한 선주, 그 밑 선원, 해상 상인, 반농반어 생활을 하는 포작인과 잠녀, 그들의 안녕을 비는 심방 등 바다 관련 생활자들이다. 그들은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온 열린 기층 민중이었다.
제주 사람들의 삶은 바다가 문화다. 제주 이전, 탐라인들은 소수의 사람만이 반농반어 생활을 하고 대부분 해외로 나가 무역을 했다.
제주인은 논 밭 등 장소에 매여 사는 농민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며 배 만드는 법과 항해술을 익혀 먼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던 해민이었다. 제주 섬의 조상들이 남긴 삶의 정신은 '자유'이고 제주 해민이 누렸던 자유는 제주인의 지역 정신이자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있는 정신이라 하겠다.
문
제주 정신을 나타내는 말은 수없이 많다. 삼무 정신, 정낭 정신, 수눌음 정신, 장두 정신, 조냥 정신, 혼 올레 정신, 4·3 정신 등이다. 특히 삼무 정신은 대표적 제주인의 지역 정신이다. 제주도는 돌,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하고, 도둑, 거지, 대문이 없어 삼무도라고 한다.
해민정신은 삼무 정신을 넘어 제주인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해민의 진취적 정신은 제주 기층민의 해방을 지향한 미덕이고 제주 섬 공동체 문화를 끌어냈다.
개체적 대동주의란 자유를 신장할 수 있도록 개체를 인정하고 평등을 지향하여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 인간주의적 이념이다.
제주 사람들은 돌에서 태어나 돌로 돌아간다. 돌담이 둘러쳐진 돌집에서 태어나 죽어서는 산담이 둘러쳐진 자갈밭에 묻힌다. 무덤의 돌담을 '산담'이라 부른다. 제주는 온통 돌밭이라 관이 겨우 들어갈 깊이만큼 땅을 판다. 관을 묻고 봉분을 만든 뒤 산담을 두른다.
한반도에서는 동구의 장승을 나무로 만들지만, 제주 읍성 입구에는 돌하르방이 있다. 촌에는 마을 수호신의 일종으로 돌탑을 쌓았다.
돌탑으로 된 방사탑은 '거욱대'라고 하는데 마을의 허함을 보하는 비보적 기능을 한다.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의 허약한 곳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해녀 이야기도 있고 공동체 문화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다. 해녀들의 연대의식과 공동체 질서와 개방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세계로 전파되는 해녀 문화도 읽을 수 있다.
내 주변에는 제주도가 고향으로 서울에서 오래 살아온 지인이 있다. 그의 제주 사랑이 지극하여 제주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제주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과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무엇보다 '해민정신'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어 신선했다. 제주도 정신을 연구하는 이어도 연구회 같은 지역적 특성과 역사를 공부하는 모임이 체계적으로 제주를 알리고 있음이 뜻깊게 다가왔다. 그곳의 문화를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면 그곳 사람들과 시공간이 더욱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겠다.
#육지인의눈으로읽는제주문화이야기 #제주문화이야기 #최미경 #지식과감성 #솔아북스책방
문화지리학에서 문화는 현상이고 지리는 구조라고 한다. - P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