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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어의 노예인가? 언어의 주인인가? 말하는 주체는 생명을 묻고 싶었다 - 어느 정신분석가가 말하면서 생을 마치는 인간들에게 삶을 고백하다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23년 11월
평점 :
인간은 언어의 노예인가? 언어의 주인인가?_말하는 주체는 생명을 묻고 싶었다

오랜만에 라캉의 정신분석을 만났다. 내가 라캉을 처음 만난 것은 석사 1학기 때였다.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논의에 공부하게 된 지젝, 이 철학자는 21세기 현존하는 놀랄 만한 통섭의 철학자였는데 그의 근간이 라캉이었다. 그래서 라캉을 공부하게 되었다. 라캉은 21세기에 프로이트를 호출한 정신분석학자다. 따라서 라캉을 거슬러 프로이트를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공부는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인문학자 중 일 인인 분석심리학자 칼 융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 윤정님은 30대 후반까지도 자신의 삶을 해석하지 못해 방황했고 라캉의 '에크리'를 읽으면서 새로운 사유의 출구를 찾았다. 이제는 '주체적 자아', '말하는 주체'가 되어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향유하며 정신분석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언어'를 통해 어떻게 '나'라는 주체적 자아, 말하는 주체를 회복하였는지 이 책이 충실하게 말해준다.
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자아에 대한 문답이면서 자신을 향한 '말'을 탐구한다. 2부는 자아가 '말하는 주체'를 획득하는 과정을 썼다. 3부는 말하는 무의식의 주체가 생명이고자 하는 과정을 고민하고 죽음에게 생명을 요구하는 '말'에 대해 고민한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말', 즉 '언어'에 노출되고 언어를 습득하면서 생각하고 생각을 전달하고 전달받으며 대화를 통해 자신을 파악해 나간다. 조금씩 그리고 하나씩 사회적 합의에 의한 말을 습득해 가지만 나의 언어, 즉, 나와 나의 삶, 나의 생각이 일치하는 '말하는 주체'가 되려면 많은 시간과 사유가 요구된다. 저자는 자신이 부모의 만남으로 태어남의 가능성을 갖고 그 씨앗이 어머니 뱃속의 태아가 되고 태아 상태에서 어머니와 일체가 된 하나임을 느꼈다가 출생하는 순간, 어머니와 분리되는 경험을 통해 상실과 거대한 트라우마적 존재가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자신의 성장과정을 텍스트화하면서 정신분석학적 성숙과 성장에 이르는 가정이 감동적이었다.

저자에게 아버지는 '원망과 분노'로, 어머니는 '상실로 인한 슬픔'으로 기억된다. 그러므로 저자는 가난한 집안에서 사랑이 '부재한 말' 속에서 성장했다. 자아의 불만 속에서 위안을 얻은 곳은 교회였다. 교회는 가난한 그에게 중학교에 갈 납부금을 쥐어주는 '사랑의 아버지'였다.

이 책은 두 개의 분리된 자아를 가진 저자가 정신분석학적으로 어떻게 '말하는 주체'를 회복하게 되는지 잘 풀어내고 있다. 자아가 '주체'를 낳아야만 '말하는 주체'가 삶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말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 리뷰는 도서인플루언서인디캣님을 통해 도서출판북보자기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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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나는 교회에서 착하고, 공부 잘하고, 예의바르고, 노래 잘하고, 칭찬 받기 위해 행동하며 살았지만, 가정환경 속 자아는 부모에게 징계하는 권력자로 둔갑하면서 불만을 폭발시켰다. 그 시절, 어머니 가슴에 슬픈 눈물을 흘리게 하는 불효자 중의 불효자였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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