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냥씨는 지금을 돌본다
가시눈 지음 / 투영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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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냥씨는 지금을 돌본다-그림 에세이 




'본 만화는 지금도 자신의 일터에서 수고하시는 요양보호사님들과 나의 어머니 박 여사에게 바칩니다.'


책의 서두에 쓰인 글이다. 따뜻하다. 62세인 엄마, 가진 것 없지만 따뜻한 아이들이 있고, 아주 건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고쳐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안에 긍정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는 엄마 박 여사님의 사추기 성장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양보호사가 되어 경험하는 일들도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 가시눈님은 만화 중심 시각예술가란다. 이야기가 있는 시각예술 전반에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 또한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과 만화책을 내고 있으며 세상을 투영하는 다양한 시선을 담고자 한다. 그래서 투영체출판사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사람이지만 그 느낌을 동물로 연결시켜 동물이 등장인물들을 대체한다.


목차도 재밌다. 통통 튀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그림은 묘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아마도 저자일 이 책의 등장인물 '어제'는 주인공 엄마의 모난 딸이고, 늘 어제를 후회하면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제의 후회가 내일에 대한 기대까지 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엄마가 가방 메고 공부하러 간다. 그녀는 어디 가서 무엇을 공부하는 걸까. 




'엄마는 이상하리만치 긍정적인 것을 찾아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엄마는 사람으로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 냥'으로 산다. 독립적이면서 '언제나 자기 스케줄이 있는 고양이처럼' 엄마는 '어제를 후회하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냥 오 늘 을 산 다. 


그러던 엄마가 사추기를 맞고 자궁적출수술을 하고 직장을 그만둔 뒤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교육을 받다가 재취업상담을 통해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고 합격한다. 엄마는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어 뿌듯하다. 




요양보호사는 쉬운 직업이 아니다. 나이 들고 건강하지 않은 어른들을 상대해야 한다.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엄마와 엄마의 직업과 사람들을 투영한다. 


그녀는 말한다. 

'아직 내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남들이 한다는 거 다 할 필요없이 그냥 살면 된다고. 그런 인생도 있다고. 그래도 괜찮은 거고 그 나름도 멋진 게 많다고. 


그냥 살아도 좋다는 그 냥씨를 만났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자.


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투영체출판사의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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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혼자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젊고 건강한 것이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을 때,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들의 곁에 요양보호사가 필요한 이유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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