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_40마리 고양이의 폭풍 성장기 




저자는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어린 고양이가 길에서 살아남아 성묘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야"고.

생각해 보니 그렇다. 내가 사는 하늘빛정원에도 4년 동안 길냥이들이 와 정착하여 마당냥이가 되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저자는 17년 간 만난 아기고양이가 성묘가 되는 과정을 기록했다. 감동이었다. 




저자 이용한님은 시인이다.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10년은 여행가로, 17년은 고양이 작가로 살고 있다. 시리즈로 고양이 책을 냈다. 영화 [고양이 춤] 제작과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이 책은 존재에 대한 사랑, 그냥 그렇게 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을 연대기적으로 들여다보았다. 


저자는 17년 전, 달빛 환한 밤, 집 앞 버려진 소파에서 어미 품을 파고드는 아깽이들을 만났다. 자꾸만 가슴 한 편이 시큰거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감정이입이 된 것이다. 측은지심이었을지 모른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날 풍경은 저자를 고양이 세계로 이끌었고 그를 고양이 바보로 만들었다. 




고양이는 생후 4~5개월 이후 독립하거나 영역을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아깽이가 태어나 무사히 성묘가 될 확률은 30%가 되지 않는다. 성묘가 되어도 수명은 3년 안팎이다. 열악한 환경, 먹이 부족, 질병과 사고, 인간의 폭력과 학대와 무관심 등 고양이를 위협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무리 안에서 서열싸움도 치열하다. 중성화 수술도 그들의 생존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한 방법이지만 이를 싫어해 무리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 길냥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지속적인 협박 또한 큰 문제이다. 




이런 척박한 공간에서 저자는 그들의 삶에 '약간의 사료를 보태고, 이름을 짓고, 불러주고 그들의 묘생을 기록했다.' 그는 이를 고양이의 협조로 인한 협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고양이의 묘생은 언제나 사람의 인생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40마리 고양이 모두 인간이 정해준 이름이 있다. 네이밍을 해야 변별되기 때문일 것이다. 시인이어서인지 냥이들과의 17년을 묘사하는 데 언어적 케미가 느껴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문명]에서는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대안으로서의 존재가 고양이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멋진 종족이다. 인간이라는 종족과 평화를 유지하면서 늘 건강한 그들만의 세계를 잘 유지하기를 바란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이야기장수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아이는자라서이렇게됩니다 #이용한 #이야기장수출판사 #사진에세이 #에세이 #리뷰어스클럽 #블루노트책방 

나는 가져온 사료가 없어 차에 실어둔 비상용 사료를 가지러 발길을 돌렸다. 그것도 모르고 아깽이 두 마리는 먹이를 주고 가러며 목놓아 울었다. - P1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