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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ㅣ 책세상 세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책세상 / 2023년 10월
평점 :
브르타뉴의 노래· 아이와 전쟁_어제의 기억을 새롭게 해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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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를 읽는다. 그의 글은 세부가 살아 있다. 어떻게 그렇게 세세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소설가의 재능이다. 기억과 그 기억에 대한 적확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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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려면 문법과 단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기초는 완성된다. 다음 단계는 그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와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디테일, 즉 세부를 충분히 이해하고 교감이 가능하게 된다. 미국의 철학자 수전 손택은 <해석에 반대한다>는 텍스트에서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하고 작품이 어떻게 이러한 감정을 만드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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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번역가인 송기정님의 정성과 노력을 통해 우리는 작가를 최대한 근접해 만날 수 있다.
르 클레지오는 1940년, 지구별에 도착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은 1945년 9월 2일 종전되었다. 르 클레지오가 막 태어났을 때 프랑스는 전쟁 중이었고 5살이 되어서야 전쟁이 끝났다. 전쟁의 고통과 공포는 어린 아이에게 고스란히 상흔으로 남았다.
전쟁은 그 전쟁을 경험한 이들의 영혼을 잠식할 만큼 거대한 트라우마가 되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지금, 여기에서도.
그의 다른 꼭지를 읽는다.
르 클레지오는 말한다.
"그곳에서 태어나지도 않고, 8살 때부터 14살 때까지 그저 매해 여름 몇 달 정도만 보냈을 뿐인데도, 브르타뉴는 가장 많은 감동과 추억을 남긴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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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상점이 없었던 마을을 기억하고 공동 펌프를 기억한다. 대부분 어부의 아이들이었던 친구들을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진 '브르타뉴 말로 서로에게 말을 걸었고 농담도 했'던 추억을 끌어온다. 그러다 '현대적인 것에 대한 유혹을 브르타뉴 출신에 대한 수치심'과 바꿔버린 브르타뉴를 기억한다.
이 책은 르 클레지오의 추억의 재편성이라고 느껴진다. 새로운 이야기 형식이라는 다른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이 책은 그의 기억의 재편성이다. 80년 지구별 여행 중인 그가 과거의 기억을 재편성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과거를 다시 연주한다. 현재라는 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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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모든 것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 리뷰는 도서인플루언서인디캣님을 통해 책세상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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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우러러보았던 인물은 레이몽 자브리였다. 사실 그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마을 최고의 어부라고 말하곤 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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