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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3년 10월
평점 :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_가장 아름다운 복수가 용서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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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짠해서 소설을 읽어나가기가 힘들었다. 그의 그럴듯함plausibility은 늘 놀라운 한 지경을 보여준다. 김홍신님의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와 만난다. 오늘이 13일이고 책은 10일, 세상에 나왔다. 도착은 12일. 이렇게 빠른 속도로 내 손 안에 들어온 책,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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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홍신과 인간 김홍신을 생각한다.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으니 벌써 47년째 그는 세상에 글을 내놓고 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성장했다. 이 소설도 논산이라는 공간이 제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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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 <인간시장>을 읽었고 '장총찬'이라는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인물과 가상세계와 가상경험이 마치 현실의 어느 시공간에 있었던 것처럼 기억되고 수많은 대중들과 그 기억을 공유한다면 그것은 정말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김홍신님은 그런 방식으로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라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우리를 그 세계로 안내한다.
'억울하고 서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문장으로 수렴되는구나 싶다.
억울하고 서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위로의 이야기를 지어 우리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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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인 주인공 한서진의 상황은 우리 역사 속 비극의 한 단면이다. 지친 삶과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낸 한 사람의 일대기이자 스러져간 모든 이름들의 연대기라고 저자는 말한다.
프롤로그에서는 '그 남자'가 죽어간다. 갓 돌이 지난 아기(지수)와 남편은 방문 밖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나(자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이는 그에게서 눈길을 거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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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서진)의 임종을 지키는 나(자인)는 외삼촌(재필)의 연락을 받고 이 자리에 왔다. 나는 외삼촌을 찾아가 그의 죽음과 삶에 대한 궁금함을 묻는다. 외삼촌으로부터 아버지(한서진)가 남긴 소설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아버지의 삶을 읽어내려 간다.
작가는 1970년대 이야기를 왜 2023년에 호출하는 것일까. 인권, 주권을 말할 수 없는 무법의 시대, 암흑시대. 공공연히 고문하고 사실을 조작했던 시대를 왜 2023년, 지금 여기로 호출하는 것일까. 곰곰.
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해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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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가 하나 있을 거라던데 이젠 제가 보관하고 싶어요. 제겐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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