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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혁명 1 - 일용할 양식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3년 9월
평점 :
사랑과 혁명_일용할 양식

김탁환님의 장편소설 3부작 중 그 1부 <사랑과 혁명_일용할 양식>을 읽었다. 625쪽. 정독과 속독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소설이었다. 다음 문장으로 넘어갈 수 없을 만큼 문장이 단단하면서도 섬세하여 그 자리에 머뭇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대단히 장중한 호흡을 지닌 소설 한 편을 읽었다. 눈물이 뚝.

"목숨을 잃고 가족이 풍비박산 나는 데도, 사랑 같지 않은 사랑, 혁명 같지 않은 혁명을 갈망하며 마을을 이뤘다. 그 마을을 쓰고 싶었다. 인간의 마을에서 신의 마을까지! 공동체라고 바꿔 불러도 좋겠다."
작가는 <사랑과 혁명>을 쓰기 위해 섬진강 들녘으로 내려왔다. 이야기는 1827년 정해박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들녘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천주교 박해는 1801년 신유박해로부터 시작된다. 1827년부터 1839년까지 정해박해, 186년 병인박해가 있다. 1801년 신유박해는 한양과 경기도 중심의 천주교 지도부를 붕괴시킨다. 주문모 신부, 정약종, 강완숙 등이 치명하고 정약용, 정약전 형제 등이 귀양을 떠났다. 지방 곳곳에서 교우촌이 생겼다.
책 서문에는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는 마태오 복음서 5장 43장, 44절 말씀이 쓰여 있다. 천주교도들이 당시에 이 말씀을 부여 잡고 행한 일들을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들녘의 세례명은 이시돌이다. 들녘은 무진년1808년, 봄 전라도 곡성현 장성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섬진강의 별칭인 순자강이 가깝다. 들녘은 어머니 성류와 함께 한다. 어머니는 전라감영 관기였다. 기적에서 이름을 지우고 곡성으로 왔다.
들녘은 10살 때부터 7년 간 마을에서 가장 척박한 논을 얻어 농사를 짓는다. 그는 논에 있는 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곤충들, 풀들, 새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의 논은 가장 나중에 물을 대는 곳이지만 늘 가장 많은 수확을 얻는다.

들녘은 1808년 생이다. 정해박해는 1827년이다. 지금 들녘은 17살이다. 2부가 기대된다. 1부 마지막에 들녘은 세례를 받고 이시돌이 된다. 2부에서는 점점 정해박해를 향해 가는 만큼 위기와 긴장이 고조되겠지만 이 고통과 박해의 순간을 직접 경험한 그들에게 독자들을 데려다 놓음으로써 작가는 우리에게 당대를 간접경험하게 하고 싶어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책들을 읽어야겠다.
이 리뷰는 리뷰어스북클럽을 통해 해냄출판사의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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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성류의 얼굴을 흙으로 빚다가 하나 더 깨달았어요. 바다엔 강의 기운이 깃들고 강엔 샘의 기운이 깃들 듯, 아들의 얼굴엔 엄마의 얼굴이 담긴다는 것을!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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