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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쟁
박종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7월
평점 :
지식과 감성의 <커피 전쟁>이다. 저자는 박종삼. 일상의 문화가 되어버린 카페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다. 부유하는 사랑의 흔들리는 모습을 그린 것 같다.
두 카페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여자가 운영하는 카페는 카라이고 남자가 운영하는 카페는 아카다. 여자는 김지선, 남자는 김말복. 두 카페에 대한 정밀한 묘사는 생략되었다. 그저 두 카페는 마주보게 설정되었다.
지선의 카페에 5명의 남자가 1시에 들어와 3시나 4시까지 머물면서 그녀에게 간절한 구애를 한다.
사장 입장에서는 친절과 미소로 무장하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서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남자들의 직업은
판사, 신경외과 의사, 유소년 축구 교실 운영, 무직이지만 늘 골프복 차림에 볼보, 벤츠, 벤틀리를 모는 특급 졸부, 신축 빌라 공사장 감독 등이다.
이들의 공세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 지선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아카 카페에도 여자 5명이 남자 사장에게 반하여 적극적인 공세를 한다. 여자들은 모두 청담동에서 고급의료매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늘 동시에 등장하고 동시에 퇴장한다.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는 티비 채널도 똑같다. 같은 시간에 그들이 보는 채널을 '커피 전쟁'이라는 드라마로 이 드라마는 여자들의 행위와 같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기이하고 신기한 건 5명의 여자들이 다들 똑같은 꿈을 꿨다는 대목인데 괴이하기까지 했다.(28쪽*)
(이런 표현이 몇 번이나 반복해서 나온다.)
여자 사장 지선은 카페 문을 닫고 다른 곳에 문을 연다. 지선에게 구애를 했던 남자 4명이 작은아버지를 통해서, 오빠를 통해서, 외삼촌 등을 통해 다시 지선에게 나타난다. 지선은 이리 저리 휩쓸린다.
지선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처음에는 카페에 온 사람들의 적극적인 공세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도망치기를 선택한다. 그들의 익명성이 그녀를 두렵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카페를 옮긴 뒤 오빠를 통해 소개 받고, 작은아버지를 통해 소개받고, 외삼촌을 통해 소개받으면서 지선은 리라와 맺어진 한 사람을 빼고 네 사람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왜, 무엇 때문에 사람이 끌리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이 지선은 이리저리 헤맨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내밀한 성격묘사보다는 설명 형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었다. 습작 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꽤 많은 작품을 습작하고 있음을 저자 소개에서 읽었다. 문장에 걸리적거리는 부분은 없지만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을 부지런히 찾아야 했다. 작가가 개입하고 감정을 드러내고 평가하고 판단한다. 아쉬운 지점이다.
좋았던 점은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솜씨다.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관계 설정이 잘 되어 있었다.
다양한 습작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어서 등장인물들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지 미리 예견할 수 있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작가가 개입해 충실히 설명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뭔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글 속에서 독자가 찾아내야 한다. 무엇을 숨겨 놓았는지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숨은 그림 찾듯, 보물 찾기 하듯 하나씩 찾아가는 기쁨이 글 속에 드러나는 게 아니라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으면 좋겠다.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의 일상이 된 카페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주목하고 싶은 것인지, 현대인들의 사랑 행태를 꼬집고 싶었던 것인지, 카페라는 문화공간의 역할에 대해 논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이 리뷰는 지식과감성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으로 쓰여진 서평입니다.
#커피전쟁 #박종삼 #지식과감성 #관계 #사랑 #커피
그녀는 공주병 같은 것도 있고 카라 카페에 들어오는 남자 고객들을 겨냥해 옷차림도 꽤나 신경 쓰지만, 정작 잘 모르는 낯선 남자 고객들이 접근하면 움츠러들어 피하려고 하며 심지어 무서워하기도 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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