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닮은 음악
이활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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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침묵을 닮은 음악_우리가 들은 소리가 우리의 목소리가 된다




시집이다. 이 시집은 뭔가 다양한 언어들이 함께 존재한다. 이 아름다운 혼돈을 무어라 부를까. 이활님의 [침묵을 닮은 음악]을 읽는다. 치유의 시간. 귀하다. 




시인은 우리에게 전해줄 말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잉여가 없다. 알곡이 가득하다. 질적인 사유의 장을 만난 것 같아 뿌듯하다. 누군가의 생각의 숲을 걸어다닐 때 그 숲이 환히 다 드러나보인다는 것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숲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집은 정교하다. 정교하게 바느질하여 바느질한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 시집은 읽다가 간혹 길을 잃을 만큼 미로에 가깝다. 하지만 다시 돌아올 길이 어딘가에 열려 있다. 가볍지 않으면서 기분 좋은 깊이가 느껴졌다. 단어와 행의 연결이 자연스러워 따라가다 보면 이곳이 어디인가, 잠시 멈춰 헤아려야 한다. 이 길 잃어버림이 나쁘지 않다. 책이 참 귀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다섯 편의 길지 않은 시들을 골랐다. 느낌이 좋아 다섯 편을 낭독해 유툽에 올렸다.(책읽어주는여자블루노트TV이다. 참고해도 좋다.) 다른 시들도 차분히 다시 읽으면서 박노해님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처럼 한 편씩 낭독해 유툽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시인은 말한다. 


"우리가 만진 것들이 

우리의 모습이 된다.


우리가 들은 소리가

우리의 목소리가 된다.


우리가 지나온 길들이

우리가 인도하는 길이 된다.


자신에게 쏟은 시간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해간다."


'Hello, Darkness, my old friend~'로 시작하는 사이먼과 가펑클의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를 처음 들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 어떻게 침묵에게 소리라는 단어를 붙여줄 수 있지?'




이 시집의 제목이 그렇다. 침묵을 닮은 음악이라는 표현에 며칠 생각해 보았다. 고요에 가까운 음악, 고요가 편안함이라면 편안한 음악을 말하는 걸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결국 다시 첫 생각으로 돌아오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도 없고 겉도 없는 우리 생각의 숲은 이렇게 언어의 숲에 들어와 편안히 쉰다. 마음의 평화가, 편안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차분히 이 시집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이 서평을 읽는 모든 영혼들께 일독을 추천한다. 


이 리뷰는 하움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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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설교하지 말아달라

대신에 내가 당신의 아름다움을 누 리 게 해 달 라.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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