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인연
나은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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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인연




시집 한 권이 내 손 안에 있다. 펼친다. 읽는다. 공감의 영역을 찾는다. 한 장 한 장 넘긴다. 벌써 마지막 장이다. 네 편을 함께 감상해 본다.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렸다.

창문을 열고 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귀가 예민해진다. 예민해진 귀로 들어보니 아, 봄은 이미 내 마음 안에서 내가 귀를 기울여주기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깨닫는다.




 의사소통. 소통이란 나와 타자가 존재해야 한다. 나와 또 다른 나여도 좋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에고로서의 나와 본연의 나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쳐다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본연의 내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통의 길을 먼저 내고 싶다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내가 먼저 길을 내어야' '우리'의 소통이 원활히 흘러갈 수 있음을 인식한 깨달음의 시이다. 




'수용'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면' '모든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나름의 지옥을 경험하면서 살고 있으며 그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의 괴로움이, 힘듧이 타자에 대한 괴로움, 힘듦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할 일이다. 




'가지 못하고 오지 못하고 웃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데 '까닭'이 있을 거라고 화자는 말한다. 우리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영화를 보면 우리는 관객이므로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바라보는 객관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나는 나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타자는 타자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별개의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모든 것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가능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지식과감성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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