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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 한 권으로 독파하는 우리 도시 속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ㅣ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함규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제목을 유심히 살펴본다. '30개 도시' 그리고 '한국사'다. 단순히 대한민국의 30개 도시를 조명한 것이 아니라 한국사적 관점에서 30개 도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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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북한까지, 그리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현재는 중국 땅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들여다 본다. 서울은 강동 권역, 종로-중구 권역, 용산 권역, 서대문 권역, 성북 권역, 동대문 권역, 영등포 권역, 강남 권역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역사의 복잡한 관계와 유적,유물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독자들이라면 내가 사는 곳의 역사를 먼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이 책은 30개 도시를 평면적 구성으로 고찰하고 있으며 도판 출처까지 포함하면 696쪽이라는 방대한 한국의 역사적 자료의 보고 형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원하는 도시를 먼저 펼쳐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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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함규진님은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이며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와 사상사까지,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식을 역사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역사와 그 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로 방송, 저술, 온라인 강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역사의 재미를 대중에게 전파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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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은 강동 권역으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부정적인 편이었으므로(1920년대 조선사 편수회 이후 강단사학자들로 이전된 우리나라 편향된 역사학자들의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어느 순간 그들이 보였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려주는 저자와 같은 학자들이 있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알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이 책은 성공했다.
서울 강동 권역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사람의 흔적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암사동 신석기 집터 유적을 넘어 고덕동 부근에서 구석기 유물들이 발굴되어 기원전 2~3만 년 경으로 이 나라 역사는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구석기 후기에 속하는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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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전역을 돌아 북한으로 넘어간다. 이후 압록강을 건너간다.
단둥은 압록강 너머, 각국 첩보원의 암약처였다고 한다. 지안은 잊힌 왕도라는 부제로, 룽징은 별을 헤아리는 도시라는 부제로, 닝안은 발해의 꿈을 간직한 도시라는 부제로 설명되어 있다. 발해라는 단어는 우리는 설레게 한다. 668년 고구려가 망하고 그 유민들이 중국으로 망명하거나 끌려갔다. 고구려 장수 출신 걸걸중상과 그 아들 대조영이 697년 동모산에서 독립 국가를 세운다. 926년에 멸망할 때까지 228년이 걸렸다.(책은 328년이라고 한다. 체크할 필요가 있다. 배우는 이들에게는 정확한 자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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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발해 상경 유적지는 보하이진에 있는데 그곳에 박물관이 있고 1930년 이래 발굴된 발해 유적지가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문제는 발해를 '당나라 속국 중 하나로 속말말갈 중심의 지방 민족 정권'이라고 정의를 내렸다는 사실이다.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고구려계가 왕실을 구성해 고구려 후계 국가로 존립했다는 진실과 당에 형식적인 조공을 했지만 결코 속국이라 할 수 없는 독립국가, 해동성국이었다는 사실, 나아가 발해가 한국사의 일부라는 사실을 깡그리 부정한' 위의 문장에 저자는 우려하고 분노하고 있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그 역사는 더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다. 저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를 호출한다. 한복도, 김치도, 발해의 역사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맞는가?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과 중국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우리는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역사는 곧 우리의 것이 아닌 누군가의 것이 될 지도 모른다. 저자의 바람대로 우리의 발해가 우리 것임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역사에 관심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책의 힘은 이렇게 위대하다. 책 한 권, 그냥 나오지 않는다. 저자의 열정과 성실성에 감동한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0개도시로읽는한국사 #함규진 #다산북스 #다산초당 #역사서 #북테라피스트 #블루노트이서영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발해란 무엇일까. 국뽕을 뒷받침해 줄 그럴듯한 재료일 뿐인가. 까마득한 옛날 사라졌으며 지금 우리의 생활, 문화와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옛이야기일 따름인가. - P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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