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기쁨
김용임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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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을수록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은 최명숙 시인을 페이스북에서 만난 4명의 새내기들이 줌 강의를 통해 10개월간 시쓰기 방법을 배우고 2개월 간 부지런히 감수하여 나온 결과물이라고 한다. 이 시들을 몇 편씩 모아 낭독을 했는데 들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살아온 세월을 사유하게 되면 이렇게 귀한 시상으로 탄생되는 듯하다. 누구나 내 안에 시인의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시로 써내기는 힘들다. 쉬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작은 10명이었는데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시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된 것은 이 네 분이라고 한다. 한 분 한 분 호명해 본다. 김용임, 노순예, 오경권, 최승대님. 한 분 한 분 다른 색깔의 삶을 살아오셔서인지 시어들과 시가 추구하는 방향 또한 제각각 달랐고 모두 멋졌다. 


몽돌은 김용임 시인의 작품이다. 몽돌에 대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마음을 담았다. 그래서 들을 수록, 읽을수록 다시 읽히는 감칠맛이 느껴졌다. 내가 살아온 삶을 시어로 환골탈태할 때 우리는 내 안에 지닌 언어들을 호명한다. 내가 어떤 언어를 지니고 있는가를 보면 그의 삶의 내력과 깊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놀랍게도 김용임 시인은 6명의 자녀를 키워냈다고 한다. 그만큼 삶의 내력과 구력이 남다르지 않을까, 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리 맞은 배추는 오경권님의 시이다. 4분의 시가 모두 아름다웠다. 오경권 시인의 시는 대상물이 있고 그 대상물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데 그 속에 살고 있는 대상물의 구구절절함을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시인의 관찰력과 감성이 남다르다. 


노순예 시인은 '마음의 고향'에서 오래 살아서 제2의 고향이 된 반촌가든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어려서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와서인지 따뜻함이 남달랐다. 


[살구나무가 되고 싶다]는 부제의 최승대시인은 '금수산'을 통해 자신이 이만큼 어른이 된 내력을 되짚어본다. '호떡 굽는 부부'에서는 삶의 신산을 겪을수록 따뜻해지고 인간미 넘치는 시장통 부부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리의 삶이 모두 시의 소재가 된다. 그것을 시로 표현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일상은 일상이 아니라 특별한 재료가 될 수 있다. 일상을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니, 이 분들의 미래가 기대된다. 아름다운 시집이다. 추천한다. 


이 리뷰는 지식과감성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품삯 말고는 상여금도 없는 공사장은
상한 어깨에 붙이 파스 한 장 주지 않는
야박한 일터였지만
아버지는 불평 없이 하루하루 나가셨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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