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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ㅣ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가족연습
린다 몰라리 헌트 글
최제니 옮김
개암나무 출판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사랑도 배우는 거고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나이가 적은 어렸을 때는 그 뜻을 몰랐는데
어느 정도 삶을 살아보니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가더군요.
'가족연습' 이 책은 '나'라는 주인공의 일인칭 시점의 책입니다.
칼리 코너스의 엄마는 자선함에서 밤에 전등을 들고 가서 옷을 골라 입히고
짜증나 성가시다는 말을 딸에게 하며
엄마에게 무언가 부탁할 때마다 엄마가 칼리 코너스를 함부로 대합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엄마인데'''.
칼리 코너스가 기억하는 엄마의 마지막 행동은 도망치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새아버지에게
'자기야. 내가 칼리를 잡았어'했던 것이고
그 뒤는 새아빠의 날아든 발에 정신을 잃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처음 시작은
사회 복지사 맥어보이 부인과 '나' 칼리 코너스가 위탁가정으로 이동하면서 시작합니다.
새아버지 데니스에게 맞아 병원에 입원해 있던 칼리 코너스는 입원해 있는 엄마를 뒤로하고
머피씨 댁에 위탁아동으로 가게 됩니다.
머피부인인 줄리
머피 아저씨 소방관 잭
그 두 사람의 세 아들인 다니엘. 아담. 에릭.
원래 에릭의 방이었던 곳을 사용하게 된 칼리 코너스는 그곳에 있는 표지판
[누군가에게 영웅이 되라]를 보며 뒷면에 하루하루 지나간 날들을 체크합니다.
(처음에 코너스라는 성 때문에
칼리가 남자라고 생각했다는 머피부인의 고백을 읽으면서 빨간 머리 앤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처음부터 칼리에게 헌신적인 머피부인과 마냥 좋기만 한 아담과 에릭.
하지만 잭과 다니엘이 칼리를 못 마땅해합니다.
잭은 처음부터 위탁 일을 찬성하지 않았고
첫째 다니엘은 칼리에게 엄마를 빼앗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곳 머피네 가족을 통해서 칼리 코너스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형제끼리는 서로 뭉쳐야 한다고 가족끼리는 서로 돌봐줘야 한다는 머피부인의 말.
새로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여러 갈등과 해결을 통해서 주인공은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알고 가족이란 걸 알게 됩니다.
책의 중반 넘어서까지 주인공은 항상 생각합니다.
그리고 삐뚤게 행동하지요.
행복하고 좋을수록 더 상처받기 전에
자신이 먼저 내치는 행동들을 하며 자기방어적으로 나가는 겁니다.
노래를 들으며
나는 언젠가 당신이 사는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머피 가족에 대한 고백이라는 걸 깨닫기도 하고요.
농구로 다니엘과도 친해지고
학교를 빠지고 도서관에 갔던 일에 대해서 화를 내며 일주일 외출금지를 시킨 잭에 대해서도
그 잔소리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감동합니다.
그전까지 자신에게 그런 벌을 내린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똑똑한 칼리는 말놀이 하는 걸 좋아합니다.
위탁아동이란 걸 새로 사귄 친구 토니에게 들켰을 때 했던
프렌드(friend)의 맨 끝 찰자 세 개는 끝장(end)이라는 뜻이고,
가운데 'n'을 빼면 저승사자(fried)가 된다는 내용이 기억나네요.
칼리는 또 머피 부인에게 "싫다."라고 말합니다.
"부인이 저한테 잘해 주는 게.... 싫지 않아서, 그게 싫다는 말이었어요."
"너는 세상의 좋은 것들을 모두 누릴 자격이 있단다.
너를 사랑하고 돌봐 주는 가족들 곁에서 살 자격이 있어."
주인공 '나'는 울지 않습니다.
울면 엄마와 엄마 친구들이 비웃고.
우는 건 패배자들이 나 하는 짓이라며
절대로 패배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수 없이 말했던 엄마의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 울지 않아요. 그건 약해 빠진 패배자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칼리. 그렇지 않아, 우는 건 약해서 그런 게 아니라 인간적인 행동일 뿐이야."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가 날 중요하게 여겨 주길 바랐다.
그저 마음 붙이고 지낼 곳을 바랐다.
하지만 머피 가족에게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집에 있는 모든 것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때 갑자기 마음속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평소에는 잘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내가 나에게 말했다.
'네 생각이 틀릴 수도 있어.'
.....
머피네에서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시간이 지나 입원해 있던 엄마가 재활치료를 하고 퇴원할 때가 될수록.
칼리는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됩니다.
"아니야. 돈이 아니야. 난 지금 내 느낌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야.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느낌. 누군가가 나를 걱정해 주는 느낌."
엄마와 병실에서 다투고
칼리가 머피 가족으로 정식으로 입양되려는 시점에서
칼리는 자신이 입원전 새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할 당시의 마지막 기억이 생각났습니다.
엄마에게 발목이 붙들린 상태에서 새아버지에게 칼리가 맞자,
엄마는 새아버지를 말리며 대신 구타당했던 사실이.
"엄마는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알고 계셨어. 엄만 널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신 거야.
그건 진정한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다. 널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야."
머프부인의 말을 들으며 칼리는 알았습니다.
칼리는 사랑받는 존재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처음에 쉽게 생각했던 책이 그림도 없으면서 두껍기까지 해서
'아!'소리가 먼저 나오더군요.
초등학교 저학년은 확실히 무리고
초등 고학년 그 이상 읽을 것을 권합니다.
문장들을 읽으면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단계의 독서능력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우리나라 책이 아니다 보니 유머감각도 약간 서양식 유머입니다.
그리고 친구 간의 우정 문제도 나오고 청소년의 삐딱한 행동들에 대해서도
청소년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나오는데 읽다 보면
전부 "공감"이 됩니다.
마음은 그것이 아닌데 청소년 특유의 '반항? 반대? 청개구리?'처럼 행동하죠.
책의 시점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보니
위탁가정 아이의 심리를 잘 풀어놨습니다.
읽다 보면 주인공인 칼리 코너스를 안아주고 싶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집니다.
그 마음을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싶어지죠.
삐딱함에서 사랑스러운 아이로 변하는 모습이 너무 예쁩니다.
부모란 이런 존재다.
청소년의 말은 그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등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